VOD 수입을 노린 일부 업체들의 얄팍한 꼼수가 고발되면서 영진위가 부랴부랴 진상조사와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영진위가 발표한 ‘2013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IPTV 및 디지털케이블 영화 VOD 서비스 매출은 전년대비 32.6% 증가했다. 매출만도 1737억원에 이른다. 인터넷 VOD는 전년대비 18.0% 증가한 729억원을 기록했다.
IPTV 국내 유료 가입자가 천만명 시대에 이르다보니 VOD 시장의 경쟁도 어느덧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VOD 서비스로 영화를 관람하는 경우 극장 동시 개봉작은 보통 1만원이다. 극장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할인 서비스가 많은 극장보다 더 많은 돈을 결제해야 한다.
그럼에도 VOD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는 것은 온가족이 1만원으로 집안에서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는 점, 바쁜 현대인들에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여기에 극장에서 상영 중인 화제작을 개봉 시기에 감상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과거 흥행성적이 저조하거나 이로 인해 상영관이 줄어들면 인터넷 혹은 VOD 시장으로 돌아섰다. 처음부터 스크린 흥행에 자신없는 경우에도 개봉을 아예 포기하고 IPTV를 공략했다.
하지만 지금은 초대형 블록버스터까지 동시 개봉을 선택하기도 한다. 제작비를 하루 빨리 회수하려는 전략이기도 하지만, 공들여 만든 작품을 더 많은 관객들이 보게 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가짜 극장 동시개봉 타이틀을 달고 수익을 내려는 사례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극장에서 상영조차 하지 않은 작품을 개봉한 것처럼 포장하는 데 있다.
다양한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외화 ‘마녀 사냥꾼’의 경우 지난 10일 개봉 사실을 알렸지만, 실제 영화는 상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부평대한극장과 경기도 오산시네마에서 하루 한 차례 상영한다고 홍보했으나 상영은 이뤄지지 않았다. ‘할리우드 폭로전’도 마찬가지. 롯데시네마 용산점과 메가박스 강남점에서 상영한다고 공지했으나 상영되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극장 개봉 의사가 없음에도 지방 극장 하나를 통으로 빌려서 걸어두기도 한다. 실제 상영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종의 홍보꼼수”라며 “극장 개봉작이라는 프리미엄을 달면 더 유리하게 가격을 책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happy@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