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오디션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Mnet ‘보이스코리아’ 출신 지세희. 그녀의 가창력은 뛰어나다. 누구나 한 번 들으면 빠질 수밖에 없는 드라마 한 편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진 그녀.
비주얼 중심의 현 가요계에서 외모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강하게 존재한다. 최근 ‘왈칵’을 발매한 지세희도 이 편견을 벗어날 수 없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지세희는 지난 2012년 ‘보이스코리아’ 출연 당시 99kg이라고 소개된 때와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당연히 관심은 ‘살’이었다. 그럼에도 쉬이 질문을 던질 수 없었다. 그녀에게 그 질문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 사진=천정환 기자 |
하지만 그런 기자의 생각이 무색하게 그녀는 “살이 많이 빠졌죠?”라며 먼저 입을 뗐다. 오히려 그녀는 당당했고, 다이어트 방법이 궁금하냐며 도리어 질문을 던져댔다. 그녀가 다이어트를 결심한 이유는 그저 본인의 강한 의지 때문이었다.
“자극적인 말에 상처를 받는 성격은 아니에요. 제 기사 댓글에 살과 관련된 온갖 악플들이 있었지만 그냥 웃어 넘겼어요. 사실이잖아요(웃음). 그런데 조금 건강한 느낌까지는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저도 무언가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지난 앨범 ‘오늘보다 내일’ 이후 1년이나 걸렸다. 짧지 않은 1년의 시간 동안 지세희는 개인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 다이어트도 그 중 하나였고, 또 다른 면으로는 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거듭되는 녹음 작업을 거쳤다.
“음악적으로는 정말 만족할 만한 앨범이 나와서 정말 기분 좋아요. 사실 사람들은 다이어트에 더 관심을 갖겠죠? 예전에는 옷을 고를 일이 없었어요. 그냥 사이즈 맞으면 입었죠. 지금은 저보다 스타일리스트가 더 좋아해요. 쇼핑이 재미있어지더라고요.(웃음)”
여자로서 다소 예민한 질문에도 지세희는 웃음을 지우지 않았다. 털털한 매력의 소유자인 그녀는 밝은 성격과 달리 이번 앨범에서 슬픈 사랑을 노래했다. 처절한 이별을 맞이한 여성의 심정을 지세희의 짙은 감성에 녹여내니 그야말로 눈물을 ‘왈칵’ 쏟아내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이 매번 밝은 수많은 없잖아요. 저는 노래하면서 그 아픔을 즐기는 것 같아요. 넌 괜찮지만 나는 아픈? 그런 가사를 좋아해요. 사실 노래 할 때 그런 표현이 가장 잘되는 것 같아요. 살도 많이 쪄 있었고, 그렇다 보니 그런 표현이 더 잘됐다고나 할까요?”
↑ 사진=천정환 기자 |
앨범 타이틀곡 ‘왈칵’은 소속사 선배이 이정이 프로듀서를 맡았고, ‘보이스코리아’에서 연을 맺은 강타는 지세희에게 자작곡 ‘사랑해서 행복했나요’를 선물했다. 두 사람 모두 지세희에게 거는 기대가 있을 터. 지세희 역시 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사실 가장 부담스러운 것은 라이브에요. 라이브를 할 때 MR에 첨가된다거나 제 목소리가 깔려있는 게 없어요. 제가 바란다고 해도 회사에서 안 해줘요. 때문에 3~4일 후에 스케줄이 있어도 그 전부터 목 관리를 해야하죠. 또 ‘보이스코리아’를 보고 내 노래를 듣는 분들에게도 만족을 시켜드려야 하기 때문에 특히나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어요. 요즘에는 외모도 좀 신경 써보려고 노력 중이에요.(웃음)”
노래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자신이 있는 그녀의 꿈은 스타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을 믿어주는 선배, 코치, 대중을 실망시키지 않는 것. 그것이 지세희의 유일한 목표였다. 비 내리는 날의 라디오처럼, 목소리만 들어도 ‘지세희’라는 이름이 각인되고 싶다는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졌다.
지세희 씨, 방
“‘불후의 명곡’ 대기실에 보면 항상 빵이 있잖아요. 왜 사람들이 그 빵을 안 먹죠? 거기 나가서 빵을 맛있게 먹어보고 싶어요.”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