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지수 기준으로 올해 3월 글로벌 증시는 2007년 10월 고점 대비 96% 수준으로 주가를 회복했지만 같은 기간 중국의 주가 회복률은 59%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유독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로는 크게 경제환경의 구조적 요인과 주식시장의 내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 경제는 글로벌 교역량 감소에 따른 수출 부진, 과잉 설비투자에 따른 구조조정, 부동산 버블을 막기 위한 규제 등이 맞물려 성장률 둔화가 지속됐다. 그동안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투자와 수출이 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최근 금융위기라는 대외 변수를 맞이하면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2007년 GDP 성장률은 14%에 달했으나 올해 시장 전망은 7.5%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내수 소비 증진을 꾀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내수 진작에 힘입어 현재 중국 주식시장에서는 소비재, 헬스케어, IT 관련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삼중전회에서 마련된 구조개혁의 청사진을 봐도 내수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산아제한 철폐, 호구제 개혁, 빈부격차 해소 등도 소비 중심의 내수 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이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 증시에서는 금융과 에너지 업종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본토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상하이종합지수의 경우 금융과 에너지 비중이 각각 34%와 16%다. H증시도 각각 61%와 22% 수준이다. 문제는 이 같은 업종 구성이 금융위기 이후 투자와 수출 중심에서 소비 위주로 정책 변화를 꾀하고 있는 정부의 노력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 성장과 더불어 주가 상승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작년 한 해 업종별 주가를 살펴보면 부진했던 금융(-10.4%) 에너지(-33%)와는 대조
[백혜진 삼성증권 투자컨설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