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한 회에만 해도 수십 편에 달하는 드라마와 영화가 제작되는 상황에서 비슷한 소재들은 항상 널려있기 마련이다. 이 가운데 ‘장애’라는 소재는 흔하지 않고 남들과 다르다는 점 만으로도 제작자들의 구미를 당긴다.
장애인을 소재로 한 드라마, 영화들은 이제 찾아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쉽게 볼 수 있는 상태다. 꼭 작품의 주인공이 아니라도 현재 방송 중인 SBS 일일드라마 ‘잘 키운 딸 하나’의 하재숙, 김민영, KBS2 ‘천상여자’의 최재원이 발달 장애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극을 끌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 같은 순수한 모습으로 깨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해도 SBS ‘상속자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원더풀 마마’ KBS2 ‘굿닥터’가 장애인 캐릭터를 등장시킨 바 있다. 노출되는 장애 유형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시각, 청각, 하반신 등 신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이젠 발달장애 캐릭터도 심심치 않게 드러나고 있다.
스크린에서도 장애인 캐릭터는 마르지 않는 우물처럼 매년 등장했다. 2005년 ‘말아톤’, 2006년 ‘맨발의 기봉이’, 2011년 ‘글러브’, 2013년 ‘7번방의 선물’같은 상업 영화를 비롯해 인권을 다룬 다양성 영화에서도 장애인 캐릭터를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제작사들이 장애 캐릭터를 곳곳에 등장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 사진=KBS, 영화 어떤시선 포스터 |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는데 이바지하겠다는 목표로 인해 장애인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한다. ‘굿닥터’의 기민수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자폐 성향을 가진 시온(주원 분) 캐릭터를 통해 주변 사람들이 치유를 받는다. 아이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 의료행위를 하면 어떨 상황이 벌어질 지 궁금했다”고 서번트증후군 캐릭터를 설정한 이유를 밝혔다.
시온 역을 맡은 주원도 “실제로 발달장애를 가진 분을 만났는데 일반인과 다른 점을 눈치 챌 수 없을 정도라 인상이 깊었다”고 자신이 갖고 있던 선입견을 솔직히 고백했다. 곽도원은 “이 드라마가 장애인 분들에게 부족하고 불편한 부분이 있을지라도 용기내실 수 있는 작은 힘이 되셨으면 한다”고 직접적으로 작품 의도를 설명하기도 했다.
인권 영화인 ‘어떤 시선’은 더욱 노골적으로 장애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 ‘어떤 시선’ 속 ‘두한에게’는 뇌병변 장애를 가진 두한(임성철 분)과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철웅(김한주 분)의 성장기를 담을 작품으로 학교에선 두한을 도와주었던 철웅이 잘 사는 두한의 집을 놀러 갔다가 실수를 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달라지는 과정을 그린다. 박정범 감독은 신체적 장애보다 마음의 장애가 더 극복하기 힘들다는 것을 전달하려 했다.
↑ 사진=영화 신이보낸사람 포스터 |
주연배우 류승룡도 영화가 700만 돌파했을 당시 “‘7번방의 선물’이 사회적 약자의 시선을 말하려는 것처럼 관객 분들도 우리 영화에 약자에 대한 시선을 주신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사회적 약자의 의미를 강조한 바 있다.
작품의 의도를 더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해 장애인 캐릭터를 활용한 경우도 있다. 13일 개봉하는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북한의 인권이 유린되는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지만 종교에 대해서도 접근한다. 특히 실화를 바탕으로 해 더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지만 유일하게 의도적으로 탄생된 캐릭터가 있다. 바로 지체장애인 용석 역이다.
↑ 사진=천정환 기자 |
이처럼 여러 작품 속 장애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