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두산이 크리스마스이브에 2014년 연봉계약을 모두 마무리했다. 하지만 순조로운 협상으로 일찌감치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는 면과 함께 ‘눈 가리고 아옹 식’의 생색내기가 눈에 띄어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다.
두산은 지난 24일 최종 미계약자였던 이재우와 4000만원 인상된 1억2500만원에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FA, 신인, 외국인선수를 제외한 협상대상자 53명과 2014년 협상을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 두산이 연봉협상을 일찌감치 마무리 지어 보다 빠른 2014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으나 구단측의 공치사가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나 같이 ‘역대 순위 몇위’라는 식의 타이틀을 쥐어줄 만 했고 두산은 각각의 협상이 체결될 때마다 이를 강조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리고 그 끝은 재계약 대상자(53명) 연봉 총액 9억6100만원 인상이라는 결과로 귀결됐다.
하지만 시각을 약간 돌려보면 씁쓸함을 감추기 힘든 사안임을 확인 할 수 있다. 우선, 32%의 인상이라는 비율은 2014년 재계약 대상자 53명만을 비교한 수치다. 2014년 재계약 대상자 53명의 연봉 총액은 39억3100만원이다. 그리고 이들의 지난번 연봉 총액은 29억7000만원이었다.
증감률은 32.357%. 두산의 말대로 32%가 증가한 것은 정확하다. 하지만 원 두산 소속이었던 고액 연봉자들의 이름은 사라진 상태에서의 통계이기에 실질적인 증액이라고 할 수 없는 수치다. 더구나 김선우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 임재철 등 5명의 연봉 합계만 12억4900만원에 달했기에 과연 연봉 총액이 9억원이 넘게 인상 됐는지는 다시 한 번 따져봐야 할 사안이다.
또 하나는 보상금 문제다. 두산은 이종욱과 손시헌이 NC로 이적하면서 11억3100만원(이종욱 5억9100만원. 손시헌 5억4000만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롯데로 이적한 최준석의 경우 김수완을 보상선수로 지명하기도 했으나 2억9000만원의 보상금도 추가로 챙길 수 있었다.
이들의 액수만 합쳐도 14억210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때문에 연봉 대상자의 총액이 9억6100만원 증가했다는 것은 증액이 아니라 오히려 감소로 해석해야 할 부분이다.
자칫 ‘한국시리즈 2위 팀이 선수팔기에 나섰다’는 비판까지 받을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었음에도 두산은 오히려 '성과를 낸 선수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하겠다'는 입장 표명을 중간중간 빼먹지 않았고 최종적으로는 '32% 증가', '9억6100만원 인상'이라는 숫자를 강조하며 과감한 투자를 한 것처럼 생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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