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초동 명보아트홀에서 그간 갈고닦은 실력을 뽐냈다. 박자를 놓치고 가사를 잊어 버리는 등 실수도 있었지만, 파워풀한 무대를 꾸미려고 노력했다.
“원래 연기자는 아니었다. 사실 먼 시골에서 음악을 했었다. 먹고 살기 힘들어 연극을 하다가 연기를 하게 됐다”고 과거를 털어놓은 김영호는 노래를 부르다 몇몇 실수를 한 뒤 멋쩍게 웃었다. “제가 허당이라서 이렇다. 사람들이 저를 보면 무섭다고 하는데 사실 5분만 있으면 제가 완전히 허당기가 있는 걸 안다.”(웃음)
“좋은 밴드와 공연팀이 있는데 베스트를 못 보여줘 미안하다”고 한 그는 그래도 “노래 부를 때가 좋다”고 즐거워했다. 또 MBC 예능 ‘우리들의 일밤-바람에 실려’에서 함께했던 밴드팀이 같이 이번 작업을 해 공연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지풍우’라는 밴드로 강변가요제에 출전, 밴드 보컬로 활동하기도 했던 김영호는 지난 3월 첫 미니 솔로앨범 ‘색’을 발표한 바 있다. 2번째 앨범은 남자들에게 비치는 공감과 희망의 메시지다.
작곡가 하광훈이 전체 프로듀싱과 작사ㆍ작곡을 전담, 어른들과 남자들이 듣고 공감할 수 있는 음악으로 채웠다. 타이틀곡 ‘남자라서’를 비롯해 ‘잃어버린 사랑’, ‘엄마’, ‘온리 유’(Only You), ‘기원’ 등 5곡이 담겼다.
하광훈과의 인연은 예능 ‘바람에 실려’에서 시작됐다. 두 달동안 미국을 다니면서 라이브 공연을 해야 하는 취지의 프로그램이었는데, 갑자기 사라진 가수 임재범을 대신할 사람이 김영호였다.
김영호는 “사실 광훈씨와 두 달동안 미국을 다니며 라이브로 공연을 계속하게 됐었는데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곧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1집에서 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씨에거 얻어간 게 많은데 이번에도 광훈씨에거 얻어 가기 위해 빌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하광훈은 “노래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가사의 내용이나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노래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데 잘 하더라. 진심이 묻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이 30~50대가 아닌가 했다. 이번 노래를 통해 대한민국 아버지들에게 힘을 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호와 하광훈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남자들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그 안에서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테마가 나왔다. 특히 ‘남자라서’는 이 시대를 살면서 느낀 남자들의 인생과 과거 꿈들에 대한 생각을 전한다. 김영호의 감정을 날 것 그대로 담기 위해 한 번에 녹음을 끝냈다. 거친 보이스가 귀를 사로잡는다.
지난 3월에 이어 1년도 안 돼 발매한 앨범이다.
“소속사 대표님이 ‘돈도 안 되는데 왜 자꾸하겠다고 하느냐’며 앨범 제작에 도움을 안 주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좀 더 다듬어 ‘콘서트를 하는 가수가 되고 싶고, 분명히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님이 첫 쇼케이스 모습을 보고 괜찮았는지 이번에도 할 수 있게 해준 것 같다.”(웃음)
김영호는 내년 소규모 콘서트도 준비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