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보름달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어느 곳에서 보름달을 맞이했을까요.
김한준 기자가 선비들이 즐겨 찾았던 보름달 명소를 알려 드립니다.
【 기자 】
어스름 해가 저물고 어둠이 깔립니다.
그러자 형형색색 도시의 불빛과 어우러진 동화 같은 야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곳은 한국 미술사에 손꼽히는 화가 겸재 정선이 남긴 작품인 '소악후월'의 배경이 된 소악루.
소악루에서 달 뜨기를 기다린다는 이름 그대로, 이곳에서 맞이하는 달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우연히 소악루를 찾은 한 시민은 달의 기운에 취했는지 노래까지 자청해서 부릅니다.
"때 좋다. 벗님네야."
다산 정약용 등 조선의 문사들이 달빛 아래 시를 읊던 월파정, 지금은 횟집으로 변했습니다.
과거의 흔적은 찾을 수 없지만 시원한 달빛만은 예전 그대로입니다.
▶ 인터뷰 : 이상배 / 서울시사 편찬위원
- "노량진 일대에 기차가 들어오면서 그 일대 지형이 변화됐고, 해방 이후에 수산시장이 건립되면서 흔적이 많이 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한남동의 한 아파트 입구에 두 개의 표식이 보입니다.
조선시대 외교사절의 만찬장이던 제천정이라는 표시로, 과거의 흔적은 찾을 수 없지만 은은한 달빛만은 변함없이 이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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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조영민·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