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무슨 소리에요?”
프로농구 행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어야 할 한 농구단 사무국장은 이사회 결정 사항에 화들짝 놀랐다. 심지어 한국농구연맹(KBL) 직원들도 세부 내용을 모르는 깜짝 이벤트가 다음 시즌부터 열린다.
KBL은 지난 16일 제19기 정기총회 및 제2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2014-15시즌 경기 운영 시간을 한 쿼터 10분에서 12분으로 경기 시간을 변경했다고 발표했다. 미국프로농구(NBA) 경기 시간과 같다.
12분 쿼터제는 해묵은 논쟁 사항이다. KBL 발전 토론회 등에서 끊임없이 제기 됐던 안건이었다. 그러나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현실적인 제도적 모순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012-13시즌 프로농구 개막을 알리고 있는 한선교 KBL 총재와 10개 구단 감독 및 선수들. 사진=MK스포츠 DB |
기록적으로도 플러스 요인이 있다. KBL은 NBA와 비교된다. 기량을 떠나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빅리그와 단순 기록 비교 자체가 마이너스다. 선수들의 평균 득점을 비롯해 어시스트, 리바운드 등 산술적인 수치가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단점도 분명하다. 가장 먼저 경기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KBL은 정규리그 6라운드 54경기를 치른다. NBA를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힐 정도로 많은 경기수다. 당장 선수 인프라 부족과 체력적인 문제점이 도출될 수 있는 환경이다. 과부하가 걸릴 경우 부상에 대한 위험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KBL은 2군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현재 10개 구단 중 단 3개 구단만 운영하고 있다. 게다가 이마저도 3~5명으로 겨우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장에서는 정규리그 라운드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12분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은 정규리그 경기 수 자체가 적고, 한 경기에 2명의 외국선수가 뛸 수 있는 제도를 택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2명 보유 1명이 뛴다. 12분 쿼터제를 시행할 경우 KBL은 라운드 방식부터 외국선수제도, 2군 제도까지 뜯어 고쳐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결정의 문제는 장단점을 떠나 과정을 생략한 KBL의 행정 방식이다. KBL은 “종합적인 검토 끝에 결정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0개 구단의 행정을 책임지는 사무국은 12분 쿼터제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한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12분 쿼터제에 대한 논의가 된 것은 사실이다. 올해부터 바꾸자는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런 논의 사항에 말도 안된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더 이상 논의 사항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KBL은 올 시즌이 아닌 다음 시즌부터 시행을 확정지었다. 사무국의 반대를 무시하고 세부적인 논의 과정을 생략했다. 우려의 목소리에 대한 의견 수렴도 없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밀어붙이기 행정을 한 것이 아닌가”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KBL 관계자는 “세부적인 논의는 나중에 하기로 한
경기 시간이 쿼터당 2분 늘었을 뿐이지만, 당장 손을 봐야 할 KBL 제도가 수두룩하다. 시행착오가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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