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올 여름 공포영화 ‘닥터’로 스크린에 처음 얼굴을 알린 서건우는 극중 내연남 김영관 역을 맡아 강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함을 지녔다.
서건우는 연극 ‘마라사드’ ‘선을 긋다’ ‘홀연했던 사나이’ ‘도둑놈 다이어리’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지금도 사실 배우라는 사실이 쑥스럽고 부끄럽고 어색하기까지 하다. 공연을 하다보니 우연한 기회로 스크린에 데뷔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건우가 공포영화 ‘닥터’로 스크린 신고식을 마쳤다. 사진=이선화 기자 |
“데뷔라는 게 어디에 기준을 맞추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방송을 예로들면 늦은 감이 없지 않아있다. 그러나 연극과 음악 경험 덕분에 좀 더 진지한 자세로 연기에 임할 수 있는 것 같다. 나이가 있기에 살아왔던 경험이 풍부하므로 바라보는 시선자체가 진지하고 진솔하게 볼 수 있는 것 같다.”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했다. 우연한 기회와 함께 찾아온 스크린 데뷔는 서건우의 안정적인 연기를 전폭지원해주기에 충분했다. ‘닥터’에서 그는 상대배우인 배소은과 베드신의 파격 연기를 선보이며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모든 신인들이 그렇듯. 노출은 어려울 것이다. 또한 선정적인 부분으로 인기를 얻으려는 거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 또한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서건우의 생각은 달랐다.
“‘닥터’ 시나리오를 보고 베드신이 볼거리였다면 선뜻 안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나리오가 정말 괜찮았고 주인공 인범(김창완 분)을 화나게 만들기 위해서는 베드신이 꼭 필요했기에 나는 오히려 아름답게 표현하려고 애썼다. 다른 영화들을 많이 참조했다. 솔직히 몰입하다보니 부끄럽다기보다는 이 사건으로 인범의 분노를 꼭 폭발시켜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아름답게 봐줬으면 한다.”
서건우가 ‘닥터’ 속 베드신과 내연남 역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사진=이선화 기자 |
“생각은 안 해봤는데 아예 이런 일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 영관의 극중 설정 자체가 내연남이지만 오래전부터 순정을 알고 사랑했던 남자다. 순정 역시 돈 때문에 인범과 결혼한 것이지만 결혼한 사람을 굳이 만나지는 않는다.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러나 서건우는 귀여우면서도 한 여자를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내는 내연남 역할 덕분에 위기에 처하면 배신한다는 내연남 공식을 확실히 깨버렸다. 또한 이미 캐스팅 단계에서도 김성홍 감독이 그를 보자마자 브래드 피트가 생각났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졌다. 그 후 ‘한국의 브래드 피트’ 닮은꼴외모 덕분에 ‘제2의 권상우’ ‘짐승남’으로 불리고 있다.
“솔직히 부끄럽다. (웃음) 나는 사실 누구라고 불리기보다는 그 배역에 녹아있는 사람이길 바란다. 어떤 인물이든 간에 맡은 배역을 잘 표현하고 싶다. 김창완 선배님이 인범을 덜 자란 아이같다고 말했듯이 영관 역시 그렇다. 멋진 부분도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 어린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양아치적인 것도 있고 순정적인 것도 있고 그래서 주변에서 순정마초같다고 한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서건우가 바라는 배우상과 앞으로의 활약에 대해 전했다. 사진=이선화 기자 |
“뻔한 답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로서 진정성 있고 사람들이 나를 보고 참 느낌 있다고 각인되길 바란다. 나의 롤모델이 황정민 선배다. 그처럼 여러 가지 캐릭터를 소화하는 배우 또한 되고 싶다.”
여러 캐릭터를 소화진정성 있는 배우를 꿈꾸는 서건우는 이미 꿈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닥터’ 속 영관이 독백이 많은 인물이기에 딱딱하게 보였다면, ‘롤러코스터 3-러브거탑’에서는 여러 상황들이 연출되므로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