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중국 킬러는 없지만 단단히 설욕을 다짐하는 자는 있다. 중국과의 ‘악연’이 있는 골키퍼 정성룡(수원)인데, 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리는 2013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중국과의 2차전에서 3년 적의 악몽을 되돌려주고 싶은 각오다.
정성룡은 홍명보호에서 동아시안컵에 3회 연속 출전하는 유일한 선수다. 2008년 대회와 2010년 대회에 참가했다.
정성룡은 충칭에서 치러졌던 2008년 동아시안컵 첫 경기에 선발 출전해 한국의 3-2 승리를 이끌었는데, 그 상대가 중국이었다. 자신의 두 번째 A매치 풀타임 경기에서 2실점을 했지만, 홈 이점을 살린 중국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한국은 2008년 이후 중국과 두 차례 싸워 1승 1패를 기록했다. 한 번은 극적으로 이겼고 한 번은 참패를 당했다. 그 역사의 현장에 모두 있었던 정성룡이다. 사진=MK스포츠 DB |
공교롭게 그 경기가 중국전 무패 행진의 마지막이었다. 이후 A매치 중국전 27경기 연속 무패(16승 11무) 기록이 깨졌다.
중국전 마지막 승리의 중심에 섰던 정성룡은 2년 뒤 참패를 경험했다. 한국은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2010년 동아시안컵에서 중국에게 0-3으로 패했다. 완패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무기력했다. 허정무호가 출항한 뒤 4번째 패배였지만 가장 충격적인 패배였다. 그동안 한 번도지지 않았던 중국에게 당했던 터라, 치욕의 한 역사이기도 했다. 공한증이 깨졌던 그 날, 정성룡은 골문을 지키지 않았으나 벤치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날은 정성룡에게 잊혀 지지 않는 패배였다. 국가대표로서 일본으로 건너가 치렀던 첫 경기에서 참패를 겪은 그는 2년 뒤 삿포로에서 또 다시 일본에게 0-3 완패를 경험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사이타마에서 일본을 2-0으로 이긴 바 있지만, 그에게 일본 땅은 아픈 기억을 남긴 곳으로 남아있다. 그 첫 아픔을 안긴 게 바로 중국이었다.
다들 중국전 필승을 다짐하나, 누구보다 승부욕이 불타는 정성룡이다. 3년 전 패배의 쓰라림을 ‘직접’ 경험했던 23명 가운데 유일한
정성룡은 중국전에 관한 좋고 나쁜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정성룡은 “결과로 말해주겠다”라며 굳은 의지를 다졌다. 3년 전 참패를 씻어내면서 5년 전처럼 승리를 지키는 수호신이 될지, 중국과 얽힌 게 적지 않은 정성룡의 활약상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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