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흔한 표현 중에 ‘모 아니면 도’라는 게 있다. 어떤 판단이나 던진 수가 최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도 혹은 최악이 될 수도 있는 경우를 뜻한다. 얻는 것이 크지만 잃는 것도 클 수 있는, 일종의 도박수이다.
전북현대의 이동국-케빈 듀오는 일종의 ‘모 아니면 도’ 공격 조합에 가깝다. 두 선수 모두 공격력이 워낙 출중하지만 상대적으로 수비력은 약하고, 포스트 플레이에 능하다는 유형의 비슷함으로 인해 자칫 잘못 묶어 놓으면 1+1=2가 아닌 0이 될 수 있는 조합이다. 그런데 지금은 곱하기로 변해 둘의 시너지가 4를 내고 있는 형국이다.
이동국과 케빈의 조합은 ‘모 아니면 도’라는 인식이 강했다. 얻는 것이 크지만 잃는 것도 클 수도 있는, 일종의 도박수이다. 그러나 모의 확률을 높이면 답은 간단하다. 사진= 전북현대 제공 |
케빈은 지난 26일 수원과의 원정경기와 30일 경남과의 홈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해 이동국과 함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다. 수원전은 신홍기 수석코치 체제였으나 사실상 최강희 감독의 의중이라 봐도 무방하다. 두 경기에서 두 선수는 각각 2골씩 터뜨렸다. 8골을 둘이 합작한 셈이다. 폭발적이었다.
이동국의 몸놀림도 좋았으나 특히 케빈의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몸은 의욕적이고 정신은 냉정했던 케빈은 자신의 전매특허인 고공플레이 뿐만 아니라 2선으로 폭넓게 움직이면서 이동국을 돕는 플레이까지 최강희 감독이 흡족할만한 모습을 선보였다. 타점 높은 헤딩골이 거푸 터졌고 동료를 향하는 패스도 일품이었다.
물론 이동국과 케빈의 투톱 가동은 현재 스쿼드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기도 하다. 최강희 감독은 경남전이 끝난 뒤 “김정우 정혁 서상민 등 중요한 허리자원들이 죄다 부상이다. 이승기와 권경원을 제외하면 허리에 투입할 선수가 없다”는 말과 함께 “좋은 미드필더들이 돌아오면 전방의 조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뜻을 전했다.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확실히 위력은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최 감독은 “두 선수 모두 공격력이 출중하니까, 허리에 미드필드 숫자를 늘릴 때보다 투톱을 가동하는 것이 파괴력은 높다”면서 “상대와 상황에 따라서 두 선수의 가동을 고려하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이동국 역시 케빈과의 호흡이 나쁘지 않다는 뜻을 전했다.
이동국은 “아무래도 둘이 같이 투입되지 않았던 것은 수비 쪽에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판단 때문이었는데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케빈이 공격에 올라가면 내가 수비로 내려가고, 내가 올라가면 케빈이 받쳐주면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크게 문제없다고 본다”는 말로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2경기에서 8골을 합작한 카드를 만지작거리지 않을 주인은 없다. 꽝이 나올까 두렵기는 하지만 대박의 기대를 버릴 수 없다. 실상 허황된 ‘잭팟’을 꿈꾸는 것도 아니다. 도가 아닌 모가 나오게끔 할 수
모가 나오게끔 만들면 되는 이동국과 케빈 조합이다. 이 확률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닥공’ 이미지는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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