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스터고’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 21일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한 연수원에서 열린 한국영화기자협회(영기협) 출범 5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미스터 고’는 ‘아바타’를 뛰어넘는 세계적인 수준의 볼륨감을 자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가 개봉된 후 큰 반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그는 7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미스터 고’에 대해 “1000개의 샷 전부를 스테레오(입체화법)로 한 것에 놀라고, 짧은 성장 기간에 이런 퀄리티를 완성한 것에, 또 비용에 놀라고 돌아간다”면서 “‘아바타’는 피사체의 볼륨감을 확보하지 못해 효과에 집착했지만, ‘미스터 고’는 입체의 수준도 전 세계 최고”라고 자신했다.
또한 “VFX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불, 물, 털을 표현하는 거다”면서도 “하지만 VFX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는 반드시 망한다는 게 제 지론인데, ‘국가대표’에서도 다양한 VFX를 넣었지만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부각시키지 않았다. ‘미스터 고’에 등장하는 고릴라를 만들면서도 극에 묻어나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 영화에 고릴라가 천 번 나오는데 단 한 번 퍼펫(puppet)이 등장한다. 실물보다 더 리얼한 구현이 가능해서 굳이 쓸 필요를 못 느꼈다. 그 샷을 찾아내는 기자 분이 있다면 소정의 상품을 드릴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날 영기협 기자들을 상대로 ‘글로벌 시대, 한국 CG산업의 위상’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개인적으로 지난해 개봉했던 ‘타워’ 속 불 효과는 굉장히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심형래 감독의 ‘디워’에 대해서도 “실사 영화에서 대낮을 배경으로 디지털 크리처를 합성했다는 점에서 놀랐다”고 했다.
이어 “컴퓨터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CG(혹은 특수효과를 말하는 VFX)가 콘텐츠 자체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분야가 되었다”며 “한국 CG산업의 수준이 할리우드 수준에 근접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연출작인 ‘미스터고’와 관련, 제작사인 덱스터 필름이 80만개 이상 털로 둘러싸인 ‘링링’의 자연스러운 외관을 표현하기 위해 국내 자체기술로 동물의 털을 구현하는 디지털 Fur(털) 제작 프로그램 질로스(Zelos)를 미국의 ILM, 픽사, 웨타 스튜디오에 이어 세계 4번째, 아시아 최초로 개발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해에 제작되는 블록버스터의 수요가 많지 않은 한국영화의 장르적인 한계와 독점적인 국내 기술을 개발하기에 충분치 못한 산업적인 한계, 국내 CG에 대한 정부의 충분하지 못한 지원 등이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라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happy@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