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캡틴 완장을 차고 있는 수비라인의 ‘터줏대감’ 곽태휘와 차세대의 선봉장이라 부를 수 있는 ‘대세’ 정인환이 5일 레바논에서 센터백 콤비로 나설 전망이다. 장현수, 김기희, 김영권 등 다른 중앙수비 자원들이 있으나 곽태휘-정인환 조합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곽태휘와 정인환은, 정인환이 급성장하면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 조합이다. 지난해 8월15일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45분 동안 활약하면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정인환은 곧바로 10월16일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곽태휘와 함께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입지를 다져나갔다.
정인환은 “어렸을 때부터 (곽)태휘 형을 롤모델로 삼아왔다. 대표팀에서 태휘 형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이 꿈이었다”는 말을 자주 언급해왔다. 곽태휘 역시 정인환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대표팀 훈련을 지켜보면, 끊임없이 정인환에게 무언가를 일러주는 곽태휘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가르쳐주고 싶은 멘토(곽태휘)와 배우고 싶은 멘티(정인환)가 국가를 대표하는 선후배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지난 3월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5차전에서 수비라인의 중심으로 풀타임을 나섰다. 하지만 온전한 가동은 아니었다. 곽태휘가 소집 첫날부터 다리 근육이 미세하게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거의 손발을 맞춰볼 수가 없었다. 다행히 경기를 며칠 앞두고 부상정도가 빠르게 회복, 실전에 나서기는 했으나 아무래도 온전한 호흡은 아니었다.
때문에 이번 레바논과의 원정 6차전은 멘토-멘티 센터백 듀오인 곽태휘-정인환 라인이 제대로 정상가동하는 첫 무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은 정인환이 너무 굳었었고 지난 3월 카타르전은 곽태휘의 몸이 정상이지 않았다.
레바논전에서 이들이 선보일 호흡은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겨서 돌아와야 할 최강희호 성패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원정이기는 하지만 레바논전은 승점에 만족할 수 없는 경기다. 승리가 필요하다. 레바논전을 포함해 남은 3경기에서 승점 4점은 챙겨야 브라질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 최강희호로서는 조 최약체인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내야한다. 그래야 우즈베키스탄과 이란 등 조 강자들과 맞붙는 최종 2연전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이겨야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많은 포커스가 공격 쪽에 맞춰지고 있다. 당연한 대목이다. 이기기 위해서는 일단 넣어야한다. 하지만, 다득점이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면 수비진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상대는 밀집수비 나아가 질식수비를 펼칠 것이 자명하다. 가뜩이나 운동장 여건이나 경기장 주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의 공격수들이 다득점을 올리기란 쉽지 않다. 최강희 감독이 ‘1골 승부’를 강조하는 이유기도 하다.
많이 터져야 2골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수비진은 1골도 허용치 않아야 승리를 지킬 수 있다는 뜻이다. 공격수들만큼 수비수들도 어깨의 짐이 무겁다. 특히 중심을 잡아줘야 할 곽태휘-정인환 센터백은 든든한 뼈대가 되어야한다. 가뜩이나 왼쪽 김치우와 오른쪽 김창수 등 풀백들은 또 새로운 얼굴들이다. 중심이 흔들리면 포백 전체가 흔들
레바논전을 시작으로 오는 11일 우즈베키스탄전과 18일 이란전까지,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멘토-멘티 라인은 계속 가동될 공산이 크다. 나아가 한동안은 가장 믿음직한 센터백 조합이 될 수 있다. 사실상 처음으로 정상가동 되는 곽태휘-정인환 조합이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하는 레바논전이다.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