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는 10일(한국시간) 오전 7시30분부터 하버드대 메모리얼 교회(Memorial Church)에서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초청으로 특별 강연을 열고 ‘국제가수가 되기까지’라는 주제의 강연을 진행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 ‘젠틀맨’ 등의 연속 히트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지금의 모습이 있기까지 살아온 과정을 솔직한 화법으로 소개했다.
보스턴 출생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싸이는 “정직하게 말하자면 형편 없는 성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버드대는 좋은 학교라고 생각만 해왔다. 하지만 내가 여기 와서 강연을 할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느냐”고 말하며 미소 지어 박수갈채를 받았다.
‘강남스타일’ 신드롬에 대해 싸이는 “내가 한국어로 노래를 불러도 모두가 웃으면서 말춤을 췄다. 의미를 몰라도 군중들은 행복해졌다”며 “언어를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매일이 충격이었다. 음악은 모두를 합치게 할 수 있고 세상을 즐겁게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가수가 돼 세계 각국을 돌며 ‘강남스타일’을 선보일 당시 느꼈던 심경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싸이는 “그 기간 동안 내 스케줄은 공항, 호텔, 무대 뿐이었다. 난 어디 있는지, 어느 도시에 있는지, 며칠인지 몇 시인지도 몰랐다”며 “기진맥진해졌다”고 밝혔다.
특히 싸이는 “말춤을 너무 가르쳐주다 말이 되는 악몽까지 꿨다”고 말해 청중의 큰 웃음을 자아냈다.
후속곡 ‘젠틀맨’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데 대한 생각도 밝혔다. 싸이는 “사람들이 내게 원하는 역할이 있다. 난 범상치 않은 노래로 그들을 웃게 만들었다”며 “‘강남스타일’이 그랬다. 그래서 후속곡은 ‘강남스타일’에서 업그레이드는 하되, 섣부르게 변화하진 않으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난 내 역할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 싸이는 “‘젠틀맨’의 빌보드 순위를 보고 난 놀랐다. 이 순위는 정말 위대하고 엄청난 것이다”라며 “난 13년 동안 내 노래에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강연은 성공적이었다. 당초 이날 강연은 200명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14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든 탓에 800여 규모로 확대했다. 이날 강연에 모여든 학생들은 싸이의 발언 하나하나에 집중했으며, 싸이 역시 위트 있는 매너, 솔직하고 진솔한 강연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현재 미국에서 ‘젠틀맨’ 프로모션 중인 싸이는 오는 6월 러시아로 출국, 모스크바 올림피이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릴 MUZ-TV 뮤직 어워즈에 참석하는 등 해외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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