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신곡 소식은 AFP, 로이터, 타임, 포브스, BBC, CNN 등 외신을 통해 보도됐다. 팝계에서도 신곡 발표라는 이슈만으로 이 같은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각 나라별 12일 0시 공개다 보니 한국보다 3시간 빠른 뉴질랜드에서 최초로 ‘젠틀맨’의 음원이 공개됐다.
영국 언론 메트로는 “‘젠틀맨’은 공개 직후 온라인에 음원 파일이 업로드 됐지만 몇 분 만에 차단 처리됐다”고 보도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유튜브에서는 불법 음원 파일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국내외 음악 팬들이 싸이의 신곡에 얼마나 높은 관심을 쏟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12일 0시 ‘젠틀맨’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단 한 시간 만에 차트를 올킬하는 저력을 보였다. 차트 올킬에 한 시간이 걸린 것은 단순히 집계 기준시간 때문이다. 실제로 음원 사용 그래프를 보면 0시를 기점으로 직각에 가깝게 그래프가 상승한다. 상당수가 자정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신곡을 청취한 것.
쉬운 듯 하면서도 무슨 말인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가사도 어느정도 해석이 끝났다. ‘아임 마더 파더 젠틀맨’라는 가사의 발음이 영미권에서 가장 심한 욕 중에 하나로 쓰이는 '머더 퍽X'(Motherfu**)과 비슷하게 들리도록 했다. 또 기독교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이름인 마리아와 비슷한 발음의 우리말 ‘말이야’를 의도적으로 반복해 ‘마리아’라는 여성을 유혹하는 듯 한 뉘앙스를 풍기게 했다.
'고너 메이크 유 스웻(Gonna make you sweat, 널 땀흘리게 할거야)' '고너 메이크 유 웻(Gonna make you wet 널 젖게 만들거야)' 라는 가사 뒤에 ‘웨스트 사이드’(West Side) 처럼 들리는 ‘웻 싸이’(Wet Psy, 젖은 싸이)라는 말을 붙인 것도 재미있는 언어유희다.
해외에서는 호평일색이지만 국내 팬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존 싸이의 음악적 색깔과 다르기 때문.
싸이는 그동안 래퍼임에도 멜로디가 분명한 후렴구를 써왔다. 특히 공연장에서 노래의 에너지를 폭발시키기 위해 록 사운드를 노련하게 배치하는 것도 전형적인 싸이 스타일. 2010년 발표한 정규 5집 타이틀곡 ‘라잇나우’ 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그에 비해 ‘젠틀맨’은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기실 이미 유행이 지났다고 봐도 무방한 일렉트로닉 하우스 장르기 때문. 하지만 전 세계인들에게 모두 익숙한 스타일의 노래인 것은 분명하다.
한편 싸이는 13일 서울 상암동에서 ‘해프닝’이라는 타이틀로 단독공연을 준비 중이다. 이날 공연에서 싸이는 신곡 ‘젠틀맨’의 안무를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싸이의 새로운 뮤직비디오 역시 이날 공개될 전망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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