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안 있으면 설이죠. 어려운 이웃들 많이 생각나실 텐데요.
설만 되면 불우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쌀 100포대를 구청에 조용히 놓고 가는 기부 천사가 있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만났습니다.
【 기자 】
지난 24일 서울 동대문구청.
설을 보름 정도 앞두고 직원들 몰래 20kg짜리 쌀 100포대가 배달됐습니다.
지난해도, 그 전에도, 매년 이 맘 때만 되면 벌어지는 훈훈한 풍경입니다.
▶ 인터뷰 : 원석진 / 서울 동대문구청 복지정책과
- "보통 아무 연락 없이 오고, 100포대지만 10분이면 다 내리거든요. 다 내리면 그냥 돌아가는데…."
주인공은 서울 용문동에서 주꾸미 음식점을 운영하는 72살 나정순 할머니.
40여 년 전 홀로 서울로 올라와 산전수전 다 겪으며 배고픈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나정순 / 쌀 포대 기부 할머니
- "내가 밥도 물 말아서 먹었어. 김치에다가. 나이 들고 힘든 사람들 돈이 없잖아. 그래서 쌀을 사서 나눠 드리려고."
허름한 가게를 늘릴 법한데 할머니는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합니다.
많이 벌어서가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베풀어야 하기 때문에 기부를 한다는 나정순 할머니.
이젠 평생 기부하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됐습니다.
▶ 인터뷰 : 나정순 / 쌀 포대 기부 할머니
- "목표는 사는 날까지 기부 해드리고. 내가 죽은 다음에라도 나를 따라서 할 수도 있잖아요."
MBN뉴스 오택성입니다.[logictek@mbn.co.kr]
영상 취재: 김회종 기자
영상 편집: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