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명의로 대출했을까?"

【 앵커멘트 】
자신도 모르게 대출이 돼서 돈을 갚아야 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대출을 담당했던 직원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새마을금고 측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지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새마을금고를 20년 동안 거래해 온 송병도씨.

송 씨는 얼마 전 금고로부터 뜻밖의 통보를 받았습니다.

예금 담보로 지난해 12월에 대출받은 1억 3천여만 원을 갚으라는 겁니다.

▶ 인터뷰 : 송병도 / 피해자
- "대출금을 제가 받아갔다는데, 저는 받아간 적도 없고. 서류상은 저로만 돼 있는데, 저는 (지금까지 이자) 낸 적도 없습니다."

송 씨는 직원이 평소처럼 예금 만기로 통장을 해지하고 새로 만드는 서류라고 말했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송병도 / 피해자
- "(직원이) 전화로 얼른 와서 사인을 해달라고 해서 해준 거죠."

더 황당한 건, 자신이 내지도 않은 이자가 꼬박꼬박 납부된데다 대출 심사자가 본인이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금고 직원이 고객 명의로 대출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조남희 / 금융소비자원 대표
- "실제적으로 이자 지급(납부) 라던지 이런 정황을 볼 때는 (직원이) 고객 명의를 도용해서 한 대출로 보입니다."

하지만, 해당 직원은 지난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새마을금고 측은 자필 서명이 있으니 문제없다고 발뺌합니다.

▶ 인터뷰 : 충남 서산 A 새마을금고 관계자
- "(대출 약정서에) 자필 서명하고 간 거에요. (그래놓고) 이건 내 채무라는 것을 그걸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송 씨 외에도 새마을금고 고객 5명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 씨는 자신의 채무가 없다며, 새마을금고 중앙회에 민원을 제기한 한편,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오지예입니다. [calling@mbn.co.kr]

영상취재 : 최선명 기자
영상편집 : 보도국 양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