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를 대표하는 시사 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이 1년 만에 돌아온다. 하지만 기존 PD, 작가가 모두 배제된 이상한 모양새다.
27일 오후 서울 프렌스센터에서 ‘PD수첩’ 제작진이 집필한 책 ‘응답하라! PD수첩’ 출간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PD수첩’에 오랫동안 몸 담았으나 최근 사측으로부터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은 정재홍 작가는 이날 시용 PD, 대체 작가에 의해 내달 중 방송 재개를 앞둔 ‘PD수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정 작가는 “현재 12월 11일 방송 예정으로 한시적으로 고용된 시용 PD와 대체 작가가 ‘PD수첩’을 만들고 있다. 첫 번째 아이템은 고독사라고 한다. 고독사 아이템에 문제가 있다는 건 아니지만 이 중차대한 시국에 (고독사 아이템으로 방송하는지)”라며 “왜 우리를 내쫓고 ‘PD수첩’을 중단했는지 속셈이 엿보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PD에 따르면 지금도 방송 아이템이 바뀌고 있어서 회사에서는 확정된 바가 없며 쉬쉬하고 있다. 외부에는 물론, 회사 내부에도 잘 알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 작가는 ‘PD수첩’ 작가 여섯 명이 한꺼번에 해고 된 데 대해 “한두 명이 아니라 전체를 해고했다는 것은 그동안 ‘PD수첩’이 축적한 인프라 자체를 없애는 것”이라며 “기존 ‘PD수첩’의 성역 없는 비판을 완전히 말살하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D수첩’은 MBC 파업 시작 후 현재까지 11개월 동안 불방 상태다. 파업 잠정 중단 이후 기존 제작진은 모두 징계 처분을 받았으며, 기존 ‘PD수첩’ 작가 6명이 모두 해고돼 논란이 됐다.
한편 ‘응답하라! PD수첩’은 벼랑 끝에 몰린 ‘PD수첩’ 제작진이 진실을 밝히겠다는 이념으로 써내려간 글을 담은 책으로, 외압에 의한 방송 취소와 아이템의 사전검열, 작가진 해고 등 파행을 거듭한 ‘PD수첩’의 지난 4년 그리고 방송 뒷이야기 등이 담겨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