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감독은 24일 영화홍보사 호호호비치를 통해 “한없이 부족한 영화 ‘피에타’가 이번 주말 관객 50만을 넘었습니다. 저에게는 50만이 아니라 500만이 넘은 영화와 다름없습니다”라며 “20대부터 70대 어르신 분들까지 모두 ‘피에타’를 골고루 관람해 주셨습니다”라고 고마워했다.
그는 “오락영화도, 상업영화도, 코미디영화도 아닌 피에타를 50만 관객이 참여했다는 사실은 제 개인의 가치보다 한국 영화문화가 선진국으로 나가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제가 외국을 다니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이 20대부터 70대까지 한 영화를 보고 나서 극장 앞에서 신구세대가 자유롭게 그 영화를 토론하는 모습이었는데 ‘피에타’를 통해 그런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고 좋아했다.
김 감독은 멀리플렉스 극장의 배급·상영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그는 “얼마 전 ‘피에타’ 베니스 수상으로 기자회견에서 메이저 영화의 극장 독점과 교차 상영에 대한 문제와 창작자 우선의 제작 환경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멀티플렉스의 극장을 한 두 영화가 독점하고 있고 동시대를 사는 영화인들이 만든 작은 영화들이 상영기회를 얻지 못하고 평가도 받기 전에 사장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창작자의 영역이 좁아지고 투자자의 생각이 중심이 되어 감독들이 교체되고 그들에 의해 과거 성공한 외화들이 정체불명의 이상한 한국영화로 둔갑하여 극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라며 “그 영화들이 한국의 수많은 영화학교 영화인들이 땀 흘리며 공부하여 만들고 싶었던 신선하고 건강한 한국영화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창작물인지 되돌아 볼 때”라고 짚었다.
그는 “최근 10년의 그 창의적인 영화적 도전과 성과들은 지금 거의 실종되고 투자자의 직원들이 주문하는 어디선가 본 듯한 영화들이 자존심 없이 관객숫자와 수익의 가치로만 평가되어 100년을 내다봐야 할 영화산업이 단기생명으로 절벽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라며 “메이저는 돈이 안 되면 극장을 부수어 다른 업종을 하면 그만이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된 창작자와 후퇴한 관객들은 누가 책임을 질것입니까”라고 또 다시 문제를 제기했다.
김 감독은 “지금 이 시간에도 한 극장에라도 걸리기를 기도하며 창작자로서 피를 토하며 어렵게 영화를 만드는 많은 영화인들이 있습니다. 그 동안 많은 영화들이 기록 갱신을 위해 몇 푼을 더 벌기 위해 작은 점유율에도 극장을 놓지 않고 극장을 무리하게 차지하고 있었습니다”라며 “저는 극장 독점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당사자로서 9월6일 개봉한 ‘피에타’의 상영종료를 배급사와 논의해 개봉 28일째 4주차를 마지막으로 10월3일 모든 극장에서 깨끗이 내릴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기회를 얻지 못하는 작은 영화에게 상영기회가 주어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라고 바랐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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