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는 지난 7월 15일 정규 6집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을 발표하자마자 음원차트 정상서 6주 째 장기집권 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부동의 1위 싸이를 비롯해 1~10위권 사이 순위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것.
싸이보다 약 1주 늦게 앨범을 발표한 보아의 ‘온리 원’(Only One)을 비롯해 씨스타의 ‘러빙 유’(Luving U), 씨엔블루 이종현의 ‘내 사랑아’ 비스트의 ‘아름다운 밤이야’ 2NE1의 ‘아이러브유’(I Love you)가 다비치의 ‘남자도 우나요’ 등의 노래들이 짧게는 한달 길게는 두 달 가까이 싸이와 함께 1위~10위 사이를 지키고 있다. 1~10위 사이 노래들이 2~3주 간격으로 소위 물갈이가 되는 요즘 차트 경향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가장 큰 이유는 싸이가 1위를 계속적으로 지키며 전체 차트를 보수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새롭게 나온 노래를 들어야 겠다는 생각보다는 ‘강남스타일’을 계속 듣고 싶다는 마음이 다른 노래들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
1~10위 사이의 가수들이 모두 음원 강자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13년째 정상급 아이돌 보아를 비롯해 ‘나 혼자’로 정상급 걸그룹 반열에 오른 씨스타, 음원강자 다비치, 드라마 ‘신사의 품격’ 이종현, 비스트, 2NE1 모두 차트에서 경쟁력이 높은 가수들이다. 이들 팬덤이 '싸이를 넘자'(?)며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인의 부진도 꼽을 수 있다. 아이돌 시장이 주춤함과 동시에 버스커버스커 같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만한 대형 신인 가수가 등장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일부는 싸이-보아 등 대형 가수들과 정면 승부를 피하는 경향까지 있다. 그나마 전 소속사와 결별 후 1인 기획사를 설립해 홀로서기에 나선 서인영이 20일 신곡 ‘애니모어’(Anymore)를 발표하며 차트에 변화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오랜만에 롱런하는 앨범이나 노래가 나온 것은 매우 인상적인 일이다. 하지만 차트 변화가 없고 신인들이 치고 올라갈 틈이 없어지는 상황까지 가고 있는 것은 이는 기존 아이돌 콘텐츠에 한계상황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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