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농도 조절로 줄기세포를 혈관으로 효율적으로 분화시키는 방법과 기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이세원·김효수 교수팀은 마우스 배아줄기세포(mESC)를 저산소상태(hypoxia)에서 일정시간 노출시킨 후 분화시키면 현저하게 촉진된다는 사실과 그 조절 메커니즘을 국내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17일 발표했다.
줄기세포를 치료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특정세포로 대량 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에 규명된 방법을 활용하면 더욱 안전하고 용이하게 분화 속도 및 방향을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산소 미세환경(hypoxic microenvironment)은 정상적인 배아 발생과정(embryonic development)에서 중요한 미세환경으로 혈관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생체 내 줄기세포는 산소농도가 낮은 저산소 환경에서 존재하는 것도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저산소 조건에서 줄기세포의 특성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진행돼 왔으나, 저산소 미세환경이 줄기세포의 분화를 억제시킨다는 결과와 촉진시킨다는 상반된 결과가 함께 보고돼 학계에 논란이 있었다.
연구팀은 마우스 배아줄기세포를 배상체(embryoid body)형태로 만들고, ‘저산소상태’에서 일정 시간 노출시킨 결과, 중내배엽(meso-endoderm)으로 분화하는 방향성을 가졌으며, ‘정상산소상태’에서 배양된 배상체에 비해 혈관세포로 현저하게 분화가 촉진됨을 입증했다.
또한 연구팀은 생쥐의 다리에 혈액이 통하지 않게 해 괴사 부위를 만든 뒤 3개 그룹으로 나눠 괴사 부위에 식염수, 정상산소 배상체, 저산소 배상체를 각각 주입했다. 그 결과 정상 다리의 혈류량에 비해 식염수만 주입한 군의 괴사된 다리에서는 정상 혈류량의 8.6% 혈류량을 보였으며 정상산소 배상체 주입군에서는 22.2% 혈류량을 회복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저산소 배상체 주입군에서는 60.8% 혈류량으로 회복됐다. 즉 저산소 배상체를 주입한 군에서 상처 부위에 혈류량이 늘고, 주입한 배상체가 혈관으로의 분화가 촉진됨을 확인했다.
이세원 교수는 “줄기세포를 치료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원하는 특정 세포로 대량 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저산소조건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더욱 안전하고 용이하게 분화속도 및 분화방향을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마우스 배아줄기세포에서 얻은 결과이므로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심화연구가 필요할 것
이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EMBO molecular medicine’에 게재될 예정이며, 이에 앞서 7월23일 인터넷판에 먼저 공개됐다. 연구는 보건복지부지정 선도형특성화 연구사업, 교육과학기술부 줄기세포선도연구사업, 교육과학기술부 일반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