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은 이런데도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의 자정 노력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무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바다이야기로 시끄러웠던 코스닥 기업 우전시스텍
지난 해 9월말 모 증권사는 우전시스텍에 대해 '매수' 의견과 함께 턴어라운드 임박과 불확실성 완화라는 분석보고서를 냈습니다.
하지만 10월 이후 회사는 지코프라임에 경영권이 넘어가는 우여곡절을 겪었고 3천원을 넘던 주가는 천원 아래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지난 7월 부도와 함께 상장폐지된 핸드폰 제조업체 VK의 경우도 부도직전까지 매수의견을 단 증권사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함량미달의 보고서들이 문제가 되자, 금융감독당국이 서둘러 상황 파악에 나섰습니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발표된 2만건에 가까운 보고서를 분석해 봤습니다.
분석 결과, 보고서의 무려 74%가 '매수'의견을 낸 반면, 매도 의견을 낸 경우는 고작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6월까지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져 '매수'의견이 80%에 육박했고, 외국계 증권사와 비교할 때 큰 차이를 보입니다.
현장의 애널리스트들 역시 현실을 인정합니다.
인터뷰 : OO증권사 애널리스트
"매도 의견을 낸 회사로부터 탐방을 거절당하기도 하고...개인투자자로부터 협박성 전화...예를 들면 밤길 조심해라...이런 식으로..."
이 밖에도 증권사 매출의 큰 축을 담당하는 IB 업무와도 깊은 연관 관계가 있어 독립적인 의견 제시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런데도, 금융감독 당국의 대책은 무성의하기가 짝이 없습니다.
인터뷰 : 전홍렬 / 금융감독원 부원장
"증권사별로는 자기들 스스로 적정한 내부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도록...자기들의 애널리스트 보고자료 가지고 얻는 것은 고객의 신뢰거든요."
결국 증권업계 스스로가 알아서 하라는 이야깁니다.
mbn뉴스 이무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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