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중학생 자살 사건으로 학교 폭력의 심각성이 다시 드러나고 있습니다.
힘에 부친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 폭력 실태를 각 학교 홈페이지에 낱낱이 공개해 학부모와 지역사회에게 협조를 구하기로 했습니다.
김형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내가 죽고 난 뒤 장례식에 오면 죽는다"
지난 16일 경북 영주에서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이 모군이 아파트 20층에서 뛰어내리기 전 자신을 괴롭힌 학생에게 보낸 마지막 휴대전화 문자입니다.
이 모군은 지난 1년 동안 학교 폭력에 시달렸지만, 교사도 학부모도 경찰도 전혀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정부가 지난 2월 범부처 차원에서 마련한 학교폭력 종합대책도 실효가 없었던 셈입니다.
▶ 인터뷰 : 김황식 / 국무총리(2월6일)
- "앞으로 학교폭력을 좌시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이번에 못 고치면 앞으로도 못 고친다는 심정으로 이 문제를 끈질기게 챙겨나갈 것입니다."
올 초 전국의 학교 폭력 실태조사를 하고도 공개를 머뭇거렸던 교육과학기술부도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결국 백기를 들었습니다.
오는 20일 교과부 홈페이지에, 27일에는 학교별 홈페이지에 학교 폭력 실태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피해 경험 학생수와 일진회 존재 여부, 피해유형과 장소를 상세히 공개해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도움을 구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학교 폭력 실태가 심각한 학교는 5월 중 생활지도 특별지원학교로 선정해 집중관리하고, 일진 경보제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실태조사는 연 2회 실시하고, 회수율이 낮은 학교는 경위조사를 할 방침입니다.
한편, 올 초 한 실태조사 결과 초등학교에서는 성폭력과 금풀갈취가 가장 많았고, 중학교에서는 언어폭력과 장애인 따돌림, 고등학교에서는 군기 잡기와 금품 갈취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BN 뉴스 김형오입니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