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교도소를 새로 짓는데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벽돌 90만 장이 사라졌습니다.
사라진 벽돌은 누가 챙긴 걸까요.
엄민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천왕동에 있는 남부구치소와 남부교도소입니다.
교정시설 이전 계획에 따라 고척동에 있던 건물을 옮겨 지난해 5월 준공됐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쓰인 공사 자재가 빼돌려졌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시행사 LH가 공사 결과를 기록한 문서엔 구치소와 교도소를 짓는데 점토 벽돌이 모두 390만 장 쓰였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전문가와 함께 계산해봤더니 실제론 300만 장만 쓰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보통 25kg 시멘트 한 포대로 벽돌 최대 230장을 시공하는데, 공사에 사용한 시멘트량을 역추적해 보면 이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벽돌 90만 장이 없어진 겁니다.
학교 건물 하나 짓는데 드는 점토 벽돌이 보통 20만 장인걸 감안하면 학교 4개에 사용되는 양이 없어진 셈입니다.
▶ 인터뷰 : 공사 관계자
- "(벽돌 빼돌린 거) 소문나면 안 사, 사람들이. 그래서 조용히 팔았고. 물류비도 이중으로 들여가면서 이쪽에서 한 거 저쪽으로 받아치기 해서…."
벽돌 가격에 인건비를 포함하면 6∼7억 원 정도가 공사 과정에서 사라졌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 스탠딩 : 엄민재 / 기자
- "교도소 공사에 쓰였어야 할 벽돌은 이렇게 서울 근교의 또 다른 공사현장에 쌓여 사용되고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사안을 축소하려던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하청업체 A 이사
- "SK건설 감사실에서 전화 가면 이상이 없게 해야 된다고. 만약에 서운한 것 같으면…. 나한테 보태준 건 없잖아."
경찰청은 이 같은 사안의 고발장을 접수해 서울 관악경찰서에 배당했습니다.
이번 사업은 법무부가 주관해 SK건설에서 시공을 맡아 진행됐습니다.
정부와 시공업체의 소홀한 관리 속에 국고가 새나간 건 아닌지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엄민재입니다. [ happymj@mbn.co.kr ]
영상취재: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