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전문업체 허브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는 임현호 대표는 지난달 도요타 신형 캠리를 구입해 운행 중이다. 40대 중반인 그는 와이프와 7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으며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패밀리 세단으로 가장 적합하기 때문에 선택했다는 그에게 K5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아래는 도요타 캠리 오너인 임현호 대표가 직접 작성한 기아차 K5의 시승기.
◆ 새내기 캠리 오너, 기아차 K5를 타보니
누우엔진을 달로 새롭게 선보인 기아의 K5가 캠리를 경쟁 차종으로 지목했다는 얘기를 듣고 솔직히 기분이 조금 상했다. 최근 장만한 3390만 원짜리 내 애마 캠리2.5의 비교 상대가 2.0리터 국산 중형차라니...
기아차가 아무리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도요타 캠리는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중형세단이 아닌가. 시큰둥 한 마음은 들었지만 차를 좋아하는 마니아로서 신차 시승의 기회는 솔깃할 수 밖에 없었다.
실내에서도 같은 느낌이다. 실내가 검정색 가죽질감으로 돼 있어서 탄탄해보이는데다 잘 달리는 독일 스포츠카를 보는 듯 하다. K5의 외관은 자주 봤지만 실내가 이렇게 세련된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 두 차 비교해 달려보니
애초에 2.5리터 차인 캠리와 2.0리터 차인 K5를 비교하는건 말이 안된다. 처음엔 기아차 측이 조금 웃기는 시도를 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정작 차를 달려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시동소리부터 전혀 달랐다. K5는 시동을 걸때 크르릉 거리는 엔진 소리가 나서 마치 잠든 야수가 깨어나는 듯한 느낌이었다. 반면 캠리는 정숙성이 강조돼 시동소리가 거의 안들리는게 장점이다.
2천만원대 중형차에 통풍시트, 열선스티어링휠까지 달려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여기 주차조향보조시스템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차를 일렬주차 해주는 기능까지 있었다.
K5는 또, 가볍게 움직이고 바닥에 딱 붙어 원하는데로 움직여지는 듯 하다. 172마력이라는데, 이 정도라면 충분한 출력이고, 스포츠카를 주행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평소 모는 캠리는 2.5리터 엔진 덕분인지, 가속감만 놓고 보면 더 잘 나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런 단단한 느낌은 아니고 확연히 부드러운 쪽이다. 말하자면 코너에서 안심하고 달릴 수 있다기 보다는, 울퉁불퉁한 길에 들어섰을때도 차에 별다른 충격이 오지 않을것이라는 느낌으로 만들어져 있다.
◆ 잊었던 드라이빙의 즐거움 다시 깨달아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K5를 타고 안면도의 한 팬션에 갈 기회가 있었다.
평소엔 조금만 과속해도 잔소리를 하던 집사람은 오늘은 꽤 빠른 속도로 도로를 달리는데도 아는지 모르는지 별 말이 없다. "차 잘나가네" 한마디 뿐이다. 그래도 가족 생각해서 운전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캠리를 구입했던 건데, 괜한 짓을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살짝 든다.
사실 캠리와 K5는 전혀 다른 극단에 놓인 차다. 한 차는 젊고 활력이 넘치지만, 다른 한 차는 원숙미가 있고 느긋하다. 이 두 차를 선택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취향의 문제다. 지금은 무난한 차가 필요해 캠리를 구입했지만, 이 차를 계속 몰다보면 K5의 빠릿한 주행 느낌이 그리워질지도 모르겠다.
글=임현호 / 정리=김한용 기자 /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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