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보이스피싱한 돈을 한국에서 찾는 역할을 맡은 한국인 인출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해자 6백여 명에, 피해금액은 60억 원대로, 한국인이 포함된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으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정설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2일 29살 홍 모 씨는 법무부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 인터뷰(☎) : 보이스 피싱 통화 녹음
- "법무부 검찰과 이동호 수사관이라고 합니다. 금융사기 사건인데요."
놀란 홍 씨는 대검찰청 사이트에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했고, 곧 780만 원이 인출됐습니다.
▶ 인터뷰 : 홍 모 씨 / 피해자
- "대검찰청 홈페이지랑 똑같은 창이 떴어요. 개인정보 침해 배너에 들어가서 제 계좌를 추적해야 된다고 해서…."
그런데 홍 씨 돈을 빼낸 이른바 인출책은 다름 아닌 한국인 조직이었습니다.
36살 송 모 씨 등 12명은 중국 보이스 피싱 조직과 짜고 피해자 6백여 명으로부터 63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검찰은 물론 경찰, 금감원까지 마구잡이로 사칭하며 역대 한국인이 낀 보이스 피싱 범죄 가운데 피해액이 가장 큰 규모입니다.
송 씨 등은 또 신문에 광고를 내거나 10대 후배들까지 인출책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실제 보이스피싱 조직원 가운데 한국인 비율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추세.
▶ 인터뷰 : 천영우 / 서울지방경찰청 전화사기팀 경위
- "최근에 외국인 검거가 강화되자 국내 학생이라든지 주부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인출책으로 포섭돼서…."
경찰은 송 씨 등 10명을 구속하고, 한국인 인출책 조직에 대한 수사를 확대해나갈 방침입니다.
MBN뉴스 정설민입니다. [jasmine83@mbn.co.kr]
(영상취재 : 최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