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이나영, 아침이슬 같은 배우”

“이나영은 활화산 같이 타오르는 여배우라기보다 아침이슬 같은 배우랄까? 밤새 작은 물방울이 모여 새벽녘이 돼야 영롱한 이슬을 맺는다는 점에서 이나영과 ‘하울링’이 닮아있다. 또 이 영화에 너무 잘 어울리는 배우가 아닌가 한다.”
배우 송강호가 10일 오전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하울링’(감독 유하·제작 오퍼스픽쳐스)에서 호흡을 맞춘 이나영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하울링’은 승진에 목말라 사건에 집착하는 형사 상길(송강호)과 사건 뒤에 숨겨진 비밀을 밝히려는 오토바이 순찰대 출신 신참 형사 은영(이나영)이 파트너가 돼 늑대개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영화.
이나영은 “호흡을 맞추면서 배우는 것도 있고, 촬영을 하며 힘겨운 순간도 있었는데 송강호 선배가 없었으면 이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며 “힘든 것을 느낄 때마다 툭툭 잘 쳐주신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영화는 일본 나오키상 수상작인 노나미 아사의 소설 ‘얼어붙은 송곳니’를 원작으로 했다.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 이후 9년만에 생활형 형사로 돌아온다.
송강호는 “형사와 범죄 이야기라기보다는 잔상이 오래 남는 영화가 아닌가 한다”며 “‘살인의 추억’에서는 내 캐릭터가 부각됐다면 이번에는 캐릭터보다는 남녀 형사를 통해 영화가 내보이고자 하는 부분을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만들어가는 지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나영은 여성 형사를 맡아 거친 액션을 선보인다. 그는 “오토바이 활주에서 하는 액션 신이 셌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내가 꽤 체력이 좋다”고 웃으며 “액션 신이나 오토바이 신에서 힘든 것을 느끼기보다 이런 장르물이나 형사를 처음 맡다보니 오히려 감정 신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범인을 심문하는 과정 등에서 유하 감독님이 쉽게 오케이를 주지 않았다”며 “머리부터 끝까지 눌러서 채워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촬영이 힘들었지만 다음에도 액션 연기를 하고 싶다. “액션은 벼르고 있었던 분야였다. 재작년부터 조금씩 하고 있는데 굉장히 매력적인 것 같다. 체력만 좋고 운동만 잘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정말 머리싸움이더라. 디테일도 많이 필요하다. 액션이 두렵지 않기 때문에 다른 작품이 와도 할 수 있다.”.
형사 역할이다 보니 말투도 바뀌었다. 군대식 말투인 ‘다, 나, 까’에 적응해야 했다. 이나영은 “처음에는 그렇게 안 됐는데 감독님이 많이 고쳐줬다”고 웃었다.

송강호는 “유하 감독은 집요하기 때문에 그 과정 속에 있는 배우 입장에서는 고통스러운 작업이었다”며 “특히 이나영은 후반 작업할 때까지도 고난의 작업이어서 많이 고생을 했다”고 대변했다.
유하 감독은 “이 영화는 소외받고 고통 받는 자들의 이야기일 수 있다. 그 사람들의 울부짖음, 도시의 울부짖음을 들으면서 시나리오를 쓴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송강호씨가 열연을 하지 않은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며 “열연을 싫어하지만 대신에 자기가 맡은 신을 납득시킨다. 그 힘이 연기자로서의 매력이 아닌가 한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영화는 2월 중 개봉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