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보다단독 기자(이하 단독) : 카라는 일본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탓에 국내 컴백에 기대치가 너무 높았나 봐요. ‘스텝’(Step)은 지금까지 카라가 발표해 성공을 거둔 곡들에 비해 좀 아쉬웠던 것 같아요.
당직후클럽 기자(이하 클럽) : 아마도 활동 기간이 짧았기 때문일거에요. 카라는 컴백 할 때부터 ‘딱 3주만 활동한다’고 못박고 시작했거든요. 실제로 가요프로그램에는 녹화 분까지 3주 생방송 4주차에는 사전 녹화해 둔 영상이 나갔어요.
최장수연애 기자(이하 연애) : 카라 특유의 이미지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카라는 국내나 일본이나 걸그룹 치고는 친근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캐릭터잖아요.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방송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아마도 체감인기가 확 떨어지는 거죠. 실제로 공개 하자마자 차트 천장 뚫는 파괴력을 가진 걸그룹이라기 보다는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는 걸그룹에 가까운 탓에 짧은 활동기간은 치명적이었을 것 같아요.
늑대인간 기자(이하 늑대) : 실제로 카라 앨범은 10만장 이상 팔렸어요. 실패했다고 단정짓긴 어렵죠. 아마도 이후 소녀시대가 ‘더 보이즈’로 원더걸스가 ‘비 마이 베이비’로 컴백해 순위 프로그램 1위를 휩쓸고 다니며 2~3개월씩 활동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출이 적어 부진했던 것 처럼 보이는 것 같아요.
단독 : 조영수와 용감한형제라는 히트 작곡가들이 참여했는데도 잘 안됐죠?
연애 : 곡도 좋았던 것 같은데 왜 안됐는지 모르겠어요. 아직 대중들이 애프터스쿨에 바라는 건 한꺼번에 잔뜩 나와서 완벽하게 군무를 연출하는 건가 봐요.
클럽 : 그렇다고 하기에는 상대적으로 오렌지캬라멜은 잘됐잖아요. 콘셉트가 워낙 독특해서 재미로라도 듣고 싶게 만들긴 했지만.
연애 : 한 때는 오렌지카라멜이 초등학생들의 대통령이라는 얘기까지 하더군요. 마케팅 포인트를 확실히 잡은 것 같아요.
클럽 : 다시 애프터스쿨 얘길 하면, 두 팀으로 대결구도 만들어서 활동할 때 소속사 직원들도 두 팀으로 나눠서 매니지먼트부터 홍보까지 경쟁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었어요. 일종의 사내 서바이벌인 거죠. 성적이 좋은 팀에게는 뭔가 보상이 약속됐겠죠. 근데 나중에 들은 바로는 누가 이겼는지 결과를 내는 것 조차 무의미해져 결국 경쟁도 흐지부지됐다는 군요.
연애 : 올해 가장 아쉬웠던 앨범은 성시경씨 정규 7집 앨범 ‘처음’ 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성시경를 좋아하는데 정말 아쉽더라고요.
늑대 : 성시경씨는 여자들이 유독 좋아하는 뮤지션이잖아요. 이번 앨범 역시 대체로 그랬던 것 같아요. 사실 오랜 기다림 탓에 기대치도 높았던 것 같고, 제대 후 한 동안 드라마 OST 등으로 공개됐던 노래들이 전형적인 성시경표 발라드로 비교적 잔잔하지만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정규 앨범도 비슷한 양상이었던게 다소 구매력을 떨어뜨리지 않았나 생각하네요.
클럽 : 실제로 ‘처음’ 앨범은 가온차트를 기준으로 발매 첫 달 동안 월간차트에서 20위였어요. 그 이후 순위는 계속 떨어졌고요. 성시경의 역대 앨범 중 가장 큰 흥행 실패 작품이라고 볼 수 있죠.
연애 : 그래도 박정현씨와 함께 하는 연말 공연은 잘되는 것 같던데요. 연말 공연 예매율 1위고.
클럽 : 두 분다 공연은 워낙 잘 하시니까요.
만랩 : 의외로 잘된 가수들은 누가 있을까요?
단독 : ‘TV를 껐네’는 멜론에서 25일 연속 1위를 했다네요. 올해 최장수 기록이라고 하더군요. 이번 앨범에서는 '나란 놈은 답은 너다' '회상'도 두 달 동안 음원 차트 5위권 안에 머무르는 괴력을 보여줬어요. 그 흔한 가요프로그램 한번 안나가고요.
늑대 : 리쌍의 성공이 의외라고 할 것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사실 리쌍은 앨범 낼 때 마다 방송출연 안하고도 꼭 1위를 했어요. 원래 저력이 있는 팀이죠. 전 차라리 ‘TV를 껐네’에 피처링을 했던 10센치가 올해 의외의 대박인 것 같아요. 전형적인 홍대 길거리 공연 밴드 스타일인데, 올 한해 차트에 장기체류 했죠.
연애 : 역시 예능프로그램 역할이 큰 것 같아요. ‘무한도전’ 출연이후 인지도가 말도 못하게 뛰었죠. 그러고 보면 김태호PD가 음악 정서가 약간 홍대 느낌인 것 같기도 하네요. 장기하와 얼굴들 노래를 ‘무한도전’이 패러디 한 적도 있잖아요.
클럽 : 실제로 앨범 발매직후 수록곡 전곡이 온라인차트 10위 안을 가득 채우는 걸 보고 놀랐어요. 사실 아이돌 가수들은 팬덤이 워낙 막강하니 그런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하지만 포맨은 아이돌도 아니고 남성 3인조 발라드 그룹인데 이게 가능한가 싶었죠.
단독 : 거기에 신용재씨의 보컬이 재조명 되고 ‘불후의 명곡2’까지 출연하면서 실력이 검증되는 과정들이 포맨의 입지를 더 단단하게 해준 것 같네요.
만랩 : 사실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지극히 상대적인 것 같아요. 또 가수들의 앨범을 판매기록으로 성공했다, 혹은 실패했다고 정의하는 것도 합당하지는 않고요. 많은 사람이 듣는 음악이 좋은 음악일 가능성은 높지만 그렇지 않은 음악이 별로라는 설명은 통하지 않거든요. 지금이야 다들 차트만 놓고 얘기를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음악 자체를 놓고도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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