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이면 가족과 즐거운 성탄전야 보내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하지만 오늘 같은 날, 더 슬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4년 전 오늘 실종돼 끝내 숨지고 말았던 혜진·예슬양의 추모식을 원중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하얀 눈으로 덮힌 묘지에 조촐한 상이 차려집니다.
묘비 뒤에는 망자의 넋을 기리는 꽃이 놓였습니다.
4년 전 오늘 실종됐다 80여 일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던 혜진이와 예슬이의 추모식입니다.
이제는 동네를 떠나 연락도 닿지 않는 예슬이네 가족을 뒤로 하고 혜진이네 가족만 참석했습니다.
남들에겐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지만 혜진이네 가족에겐 아픈 기억만 떠오릅니다.
인쇄기술자였던 혜진이의 아버지는 딸을 잃고 일손도 놓았습니다.
딸만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 인터뷰 : 이창근 / 혜진 양 아버지
- "내가 죽으면 내가 죽었지 새끼 먼저 보낸 부모는 없어요. 한이 맺히는 거예요. 한평생. 죽을 때까지…"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심정은 마찬가지.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빌어봅니다.
▶ 인터뷰 : 나주봉 /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회장
- "범죄 없는 하늘나라에서는 다시는 두 번 다시 이런 일을 당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고, 둘이 꼭 손잡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캐롤송이 울려퍼지고 문 밖으로 새어 나오는 가족들의 웃음 소리가 커질수록, 아이를 가슴에 묻은 부모들의 슬픔은 깊어만 갑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