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은 '하이킥3'에서 햇빛 콤플렉스를 가진 까칠한 영어 선생으로 출연, 짧지만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피부 트러블로 메이크업을 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번 작품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로 김병욱 감독을 꼽은 박지선은 "피부 때문에 연기를 생각하지도 못한 저에게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 주신 '하이킥' 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지선과의 일문일답이다.
Q. 극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데, 촬영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A. 힘들지만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제 분량이 그렇게 많지 않음에도 한 번 촬영갔을 때 밤샘 촬영을 하고 올 정도니, 다른 배우들은 더 바쁘게 촬영하고 있을 것 같다. 특히 가장 힘들 피디님, 작가분들이 봉두난발하고 눈이 충혈된 상태에도 "고생했어", "조금만 더 힘내자"라고 다정하게 응원하고 의지하는 걸 보고 참 스태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Q. 개그우먼으로 활동하다가 첫 시트콤 연기 도전, 출연 계기는?
A. 예전에는 피부 트러블로 연기를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 '하이킥' 캐스팅 담당자라고 전화가 왔다. 처음에는 믿기 어려워 개그맨 선배들이 장난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전화기에 대고 "에이, 거짓말하지 마세요!"라고까지 할 뻔했는데 알고 보니 진짜였다.(웃음) 즐겨보던 작품을 연출한 천재 감독님이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해서 출연을 결심했다.
Q. 본인을 캐스팅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감독님은 나중에 부인하셨지만, 저는 기억하고 있는 말이 있다. 제가 웃긴 코미디언으로서의 모습도 있지만, 지적인 이미지가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제가 교육학과가 전공으로 개그우먼을 하고 있다는 양면적인 모습에서 관심을 느끼신 것 같다.
Q. 햇빛 콤플렉스 영어선생과 교육학과 출신의 박지선. 캐릭터와 실제 모습 공통점 많은지?
A. 둘 다 똑같이 피부 콤플렉스가 있는 점은 비슷하지만 그것에 대처하는 모습은 다르다. 저는 제 콤플렉스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숨기려 했지만, '하이킥' 속 박지선은 자신이 그런 부분에서 배려받기를 당당히 요구한다. 주로 개그 프로그램에서 편한 옷차림, 소심하고 당하는 역할을 맡다가, 이번 작품에서 화려한 의상에 직설적인 성격, 틱틱거리는 말투에 처음에는 적응을 못했다.
Q. 개그와 시트콤 연기의 차이점?
A. 개그는 대규모 관객이 모여있는 곳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과장된 동작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처음 시트콤 촬영을 시작했을 때, 기존에 연기했던 모습을 보였더니 "힘을 빼야 된다"는 말을 들었다. 카메라의 작은 앵글 속에서 극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넘어가도록 연기해야 되기 때문에 과장없이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Q. 극 후반부로 갈수록 러브라인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데, 커플 연기호흡 맞춰보고 싶은 사람 있는지?
A. 처음 제작발표회 때 계상오빠와 러브라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해서 다른 배우들한테 많이 놀림 받았다. 그 후로는 가수와 코미디언이 만들어내는 러브라인이 엉뚱하고 색다를 것 같아서 이적선배와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Q. 앞으로의 계획?
A. 우선 지금 촬영하고 있는 '하이킥'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메이크업을 할 수 없다"고 얘기했을 때, "그럼 안되겠네"라고 말하지 않고 이렇게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주고 배려해주셔서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잡은 것 같다. 이런 저의 단점을 이해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면 다음번에도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