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역 최고타자 이대호가 투수로 변신하면 어떨까요.
오늘(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실제 이뤄졌습니다.
김동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이대호가 타석이 아닌 마운드에 섰습니다.
부드러운 동작으로 와인드업을 하더니 스트라이크존 꽉 차게 꽂아 넣습니다.
롯데 강타자 손용석이 꼼짝없이 삼진을 당합니다.
이대호의 투수 변신은 모교인 경남고 유니폼을 입고 이뤄졌습니다.
부산지역 맞수 부산고와 올스타 빅매치에서 부산 팬들 앞에서 깜짝 팬서비스를 한 겁니다.
경남고가 8-3으로 앞선 5회말 마운드에 오른 이대호는 130km가 넘는 빠른 공과 예리한 변화구로 현역 투수 못지 않은 구위를 뽐냈습니다.
6회말 연속 3안타를 맞고 3실점 했지만 프로 데뷔 후 11년 만의 첫 투구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이대호 인터뷰
'피겨여왕' 김연아의 힘찬 시구로 시작된 두 팀의 경기는 롯데 원투펀치 장원준과 송승준의 선발 맞대결이라는 이색 장면도 만들었습니다.
나란히 1이닝씩만 던져 부산고 장원준이 무실점 투구로 경남고 송승준에 판정승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부산고 출신의 메이저리거 추신수가 개인 사정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 동갑내기 라이벌 이대호와 맞대결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7회부터는 양상문, 김용희, 마해영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은퇴 선수들이 나와 노익장을 과시했습니다.
롯데 박계원 코치는 7-9로 뒤지던 9회말 무사 만루에서 끝내기 3타점 2루타를 쳐 부산고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습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 [hwany@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