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활하고 밝은 느낌이 강한 배우 이윤지(27). 2일 개봉하는 영화 ‘커플즈’(감독 정용기·제작 바른손·시오필름)에서 자신이 연기한 약간 소심한 교통경찰 애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제가 대외적으로는 밝고 유쾌하며 재밌는 인물로 여겨지는데 진짜 모습은 누가 제 물건을 가져가도 뭐라고 하지 못해요. 그런 면이 애연과 비슷해요. 피해라고 생각하면 피해 받은 게 많죠. 뭐, 연기할 때도 초창기에는 제딴에 상대방에서 양보를 많이 하며 연기를 했어요. 물론 ‘고맙다’는 말을 들으려고 한 건 아니지만요.”(웃음)
이윤지는 애연과 비슷한 자신 때문에, 그리고 후반부 등장하는 애연의 반전이 짜릿해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사람들한테 그러는 것 같았어요. ‘긴장해! 나 마냥 쉽고 우스운 여자 아니거든?’이라고요. 예전에는 양보하고 할 말 못하고 했는데 요즘에는 연습 중이에요. 뭐, 아직도 강하게 말하려고 하다가 상대가 뭐라고 하면 ‘깨깽’ 하지만요.”(웃음)
‘열아홉순정’ ‘내 곁에 있어’ ‘맨 땅에 헤딩’ ‘민들레 가족’ ‘드림하이’ 등의 드라마에 출연해 연기력과 존재감을 충분히 인지시켰다. 영화는 2004년 ‘령’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주연을 맡기는 ‘커플즈’가 처음이다.
“영화를 제대로는 처음 도전하는 배우가 저 혼자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챙겨주지 못한다며 배려한다는 생각이셨는지 감독님과 제작진이 첫날 제 촬영 분을 몰아서 찍었어요. 솔직히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긴장도 많이 되고, 주뼜거렸고요. 전 1대1일 개인 과외 스타일이 아니라 소수 정예 그룹 과외 스타일이에요.(웃음) 옆에 사람을 보고 리듬을 맞추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첫날 촬영이 많은 공부가 됐어요. 다음날부터 다른 배우들에게 폐 안 끼치고 애연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이윤지는 ‘커플즈’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리던 날 의상을 고르는데 난리를 쳐 코디네이터가 조금 힘들어 했을 것이라고 실토했다.
“처음이다보니 정말 최고치를 끌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어요. 무엇보다 첫 영화 무대 인사니깐 이날 찍힌 사진을 내가 할머니가 되어서도 꼭 볼 것이라고 했거든요. 나중에 봤을 때 이상하지 않게 유행에 치우치는 것도 입지 않으려고 했어요.”(웃음)
그는 “어떤 영화든 애정은 모두 크겠지만 유쾌하고 즐거운 영화를 하게 됐다”며 좋아했다. 물론 개봉을 해봐야 어떤 반응일지 알겠단다. “선물을 열어보고 정작 눈으로 봤을 때의 그 느낌이 너무 좋다”는 설명으로 흥행을 바랐다.
사랑에 대해서는 약간 소심한 편이라고 했다. 오히려 극중 애연이 자기보다 적극적이란다.
“마음에 드는데 상대방이 어떤 마음인지 모를 때는 그냥 지나가는 것 같아요. 우리 영화는 그 순간을 잡는 게 인연이고 운명이고, 그것이 우리에게 달려있다고는 하지만 저는 흘려보낸 적이 많은 것 같아요. 영화를 통해서 배웠죠. 이제는 그런 사람이 나타나면 빨리 말할 테니 좀 나타났으면 해요. 물론, 서로를 알아가는 충분한 시간은 필요하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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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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