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강간, 대법원의 판단은?

【 앵커멘트 】
부부 사이에도 강간죄가 성립된다는 것이 그동안의 판례였는데요.
이같은 판례가 처음으로 법리적으로 올바른지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4월, 40살 정 모 씨는 술을 마신 뒤 동갑내기 아내와 크게 다퉜습니다.

수차례 주먹을 휘두른 끝에 정 씨는 흉기로 아내를 위협하고 성폭행까지 했습니다.

결국, 정 씨는 강간죄로 기소돼 원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고, 항소심 재판부도 죄를 인정해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유죄 판단 근거로 강간죄가 부부간에도 성립된다고 분명히 못박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9부는 법률상 아내가 무조건 강간죄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할 수 없고, 성관계 요구 권리가 있다는 것만으로 성관계할 권리까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법원은 이른바 '부부 강간'에 대해서 수차례 1심에서 강간죄가 성립된다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09년 부산지법은 아내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인정해 부부 강간에 유죄를 선고했고, 대법원도 같은 해 2월 혼인관계 파탄을 전제로 한 강간죄 성립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결혼상태에서 부부간의 강간죄 성립이 항소심에서 인정되면서, 대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지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wicke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