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저축은행 사태 지켜보면서 분통 터트리신 분들 많으실 텐데요.
분양사기로 얼룩진 사업장에 불법대출을 해준 어이없는 사실까지 드러났습니다.
강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도 일산에 짓는 고양종합터미널입니다.
사업 초기부터 대규모의 분양사기 사건이 벌어져 10년 만에 겨우 준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감정가 1천400억 원인 이 터미널 사업에 무려 6천억 원 이상이 불법 대출됐습니다.
본전도 못 찾을 사업에 제일저축은행은 1천600억 원을, 에이스저축은행은 무려 4천500억 원을 대출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을까.
처음 이들 저축은행은 300억 원 가량만 대출을 해줬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연체가 쌓이고 이자가 잘 들어오지 않자 거듭 사업비를 증액대출해줬습니다.
다시 말해 돈을 빌려줘 기존의 대출 이자를 갚도록 하는 수법입니다.
심지어 두 저축은행은 대출이 자기자본의 20%를 넘겨 금액 한도에 걸리자, 정체불명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비롯한 여러 공동사업자를 차명으로 내세워 우회 대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저축은행은 사전에 금감원에 문의하고 대출을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금감원은 이 사실을 일축했습니다.
▶ 인터뷰 : 주재성 / 금융감독원 부원장
- "감독 당국에서 무슨 차주(채무자)를 별도로 만들어서 그것에 대출해주고 이런 식으로 지도를…. 2005년도 일이지만 확인할 수도 없지만,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런 일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예금자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이 몰염치한 사건이 어떻게 처리될지 꼼꼼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MBN뉴스 강영구입니다. [ilov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