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사태로 말미암아 어제(15일) 전국이 혼란에 빠졌는데요, 한마디로 인재였습니다.
예비전력량 감소에 따라 취해지는 매뉴얼은 무용지물이었고, 잘못된 수요 예측은 전국적 제한송전을 불러왔습니다.
전남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사상 초유의 단전 사태는 전력의 수요와 공급 조절을 담당하는 전력거래소가 매뉴얼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정부는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예비전력 400만kW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예비전력량 감소에 따라 조치단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으로 나뉩니다.
전력거래소는 예비전력이 떨어지면 감소 정도에 따라 발전소 가동을 늘리거나 절전을 유도하는 '액션플랜'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매뉴얼에는 예비전력이 100만kW 미만으로 떨어졌을 때 단전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어제 단전조치는 순간 예비전력이 148만kW였습니다.
당황한 나머지 최고 심각단계 실행조치인 단전조치를 내린 겁니다.
▶ 인터뷰 : 염명천 /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
- "대상 50개 선로가 한 번씩 돌아가면서 끊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 이를 관리감독하는 지식경제부 역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지경부는 전력 수요 예측에 실패했고, 늦더위가 예고됐지만, 비상전력 수급기간을 연장하지 않았습니다.
때아닌 무더위로 냉방전력 사용량이 급증했고, 원전을 포함한 발전소 20여 곳에 대한 정비가 진행중이어서 공급량은 줄었습니다.
▶ 인터뷰 : 김도균 / 지식경제부 전력산업과장
- "9월 초까지 전력 피크가 지난 후에 많은 발전기가 겨울철 전력피크에 대비해 정비에 들어갔습니다. 거기에 이상 기온으로 인한 전력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추석연휴가 끝나고 기업체들이 정상가동에 들어갈 것을 생각하지 못한 것도 정전대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정부와 공기업 모두 매뉴얼이 있었지만 우왕좌왕하면서 화를 키웠고, 예고된 인재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보입니다.
이에 따라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에 대한 책임자 문책론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전남주입니다. [korea8@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