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강호동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방송 잠정 은퇴를 선언을 했다. 국내 최고의 MC로 평가받는 강호동이 기존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돌연 하차하겠다는 선언은 그 자체로 충격이다. 6개월 시한부 방송을 발표한 KBS '1박2일' 뿐 아니라, MBC '황금어장' SBS '강심장' 등은 각 방송사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이고 이들 프로그램에서 모두 빠지겠다는 선언은 지상파 3사를 통째로 패닉상태에 빠뜨렸을 만큼 위력적이다.
여기에 강호동의 승부사 기질은 '은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서 여실하게 드러난다. 기실 '은퇴'와 '하차'는 엄밀히 뉘앙스가 다른 표현이다. '은퇴'는 방송계를 떠나겠다는 의지가 내포됐다면 '하차'는 잠시 자숙을 하겠다 의미에 가까운 것. 강호동은 은퇴라는 표현으로 충격의 강도를 올리면서 '잠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분히 의도적인 충격 요법이다.
강호동에게는 이번 탈세 논란이 다소 억울할 수도 있다. 일정부분은 강호동 자신의 책임만큼 세무사의 책임이 있다는 점도 분명하다. 또 탈세 부분의 쟁점인 연예인 활동비에 대한 세금부과 기준도 명확하게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강호동의 충격요법은 대중들에게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한 논의를 다시금 해볼 기회를 만들었다. 실제로 은퇴선언 이후 대한 강호동에 대한 동정론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인터넷상에는 강호동을 응원하는 강호동닷컴(ganghodong.com)까지 생겼다.
강호동의 승부수는 강호동이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한 기간 중 어떤 진실된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충격요법으로 끝내고 여론이 반전되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라면 결국 이번 충격요법은 결국 '꼼수'라는 결론으로 귀결될 수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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