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째 기준금리를 동결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관리에 실패했음을 인정했습니다.
김 총재는 올해 물가가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4%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해외 불안요인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못박았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5.3%까지 치솟은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나오기 전 정부는 물론 한국은행은 4% 후반일 거라는 안이한 인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채소류 가격 상승과 금값이 예상을 빗나가게 했다고 밝힌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물가 관리에 실패했음을 자인했습니다.
이미 5%대를 찍은 물가상승률이 급격히 낮아지긴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중수 / 한국은행 총재
- "1~8월까지 물가 상승률 평균은 4.5% 정도입니다. 물가 수준은 한번 올라가면 그 수준에서 계속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은이 예상했던 4% 물가 수준이 달성되지 못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물가가 오르면 기준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 심리를 억제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석 달째 금리를 연 3.25%로 동결했습니다.
유럽의 채무 문제와 미국의 경기 회복세 둔화가 또다시 기준금리의 발목은 잡았습니다.
김중수 총재는 미 정부의 정책 대응과 G7의 해법 등이 나와 대외 악재가 관리 가능하다는 인식이 따라야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김중수 / 한국은행 총재
- "(대외 악재가) 우리가 관리 가능하고 이해 가능한 수준이 된다면 저희가 당초 목표로 삼고 있던 (금리 정상화) 방향으로 갈 것이고, 그러나 모르겠다면 무모하게 갈 수 없습니다."
해외 불안 요인을 물가 안정보다 앞세웠지만, 금통위 내부에서도 이견이 분분한 상황이어서 물가 관리에 대한 한은의 신뢰도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