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제주 해군기지 공사를 사실상 보장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강정마을은 긴장 속에 예상 외로 조용한 모습입니다.
당국이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주민들은 조만간 예상되는 대집행 등에 맞설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제주 강정마을에서,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법원의 가처분신청 일부 인용결정이 내려진 뒤에도 강정마을은 예상 외로 차분했습니다.
애초 가처분 결정이 나온 직후 공권력 행사를 시사했던 해군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해군기지 공사 현장도 일체의 공사 재개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제주 강정마을)
- "제작된 방파제 블록을 야적하는 데 쓰이는 크레인입니다. 평소와 같이 운행이 중지된 상태입니다."
이는 법원 결정이 정부에 전적으로 유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사 현장 외곽은 물론 현장 안에서도 법원 결정 대상자 외의 반대 활동에 대해선 막을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정부당국은 일단 대집행 등을 통해 현장 외부 상황부터 정리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글쎄요, 아직 뚜렷한 의견이 없네요. 시나 해군 쪽에서도…."
법원 결정 직후 대책회의를 가진 주민들은 '결사항전' 외엔 길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고권일 /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 대책위원장
- "다 잡아가라, 다 잡아가면 반대할 사람이 없으니까 마음대로 공사할 수 있지 않겠느냐…"
초읽기에 들어간 주민-정부의 충돌 우려 속에, 강정마을은 조용하면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