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갖는 중요성은 연예인에게 유독 하다. 특히 인터넷으로 모든 정보들이 집결되는 시대에 이름은 곧 의미가 된다. 하지만 때로는 잘 못 지어진 이름 때문에 이 인터넷 바다에서 미아가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아무리 검색을 해도 쉽게 찾을 수 없게 되는 것.
대표적으로는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있다. 비의 경우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 할리우드까지 진출한 톱스타지만 인터넷에서 비를 치면 비와 관련된 기사를 찾기란 상대적으로 쉽지가 않다. 특히 올해의 경우 긴 장마 탓에 비와 관련된 소식들이 인터넷에 도배가 되다시피 해 비의 인터넷 상에서의 존재감은 더 위축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비는 ‘월드스타’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톱스타인 까닭에 큰 장마가 아닌 웬만한 비(雨)는 뚫고 가는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경우에는 심각하다. 데뷔 9년차의 팀(Tim)의 경우 기사를 검색하면 야구팀, 축구팀, 농구팀, 배구팀 등 각종 스포츠 팀들의 기사와 TF팀, 특별수사팀 등의 경제, 사회 기사들에 파묻혀 있기 십상이다.
원조 국민요정 S.E.S의 바다 역시 서해바다, 동해바다 남해바다 등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 탓에 손해를 보는 경우다. 여기에 여름철 휴가 시즌이 시작되면 각종 여행사들의 바다 여행관련 상품 소개에 휩쓸려 가기 일쑤다. 가수 별도 마찬가지다. 밤하늘에 무수하게 떠있는 별 중에 가수 별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
화려한 퍼포먼스로 여자 솔로 가수의 맥을 잇고 있는 소리(Sori) 역시 자동차 소리, 컴퓨터 소리, 기차 소리에 영화 ‘워낭소리’가 신드롬을 일으킬 당시에는 이름을 검색해 기사를 찾아보기가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소리는 김소리라는 본명을 병행해 사용한다.
잡지 모델로 시작해 MBC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로 연기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탤런트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은행부터 시작해, 우리나라, 우리가족 등 탤런트 우리와 관련된 기사를 찾는 일은 적지 않은 인내심을 요구한다.
신인의 경우 심각할 정도다. 3인조 걸그룹 햄(HAM)은 검색어를 치면 각종 육가공 제품들이 쏟아지며 5인조 남자 아이돌 그룹 터치(TOUCH)도 터치폰과 터치패드 상품들에 쓸려 내려 간다.
최근 ‘굿나잇’이라는 곡으로 데뷔한 남성 6인조 히트(HITT) 역시 마찬가지다. 동명의 미국 록 밴드와 MBC에서 방영했던 동명의 드라마에 영화도 여러편에 달한다. 여기에 각종 히트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까닭에 가수 히트는 뒤로 한참 밀려나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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