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집중호우로 서울 우면산 주변 지역이 큰 피해를 봤는데요.
우면산 난개발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산사태가 일어난 서초구 형촌마을은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산사태의 진원인 우면산은 어떤 모습일까?
굵은 나무가 뿌리째 뽑혀 나가고, 산책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넉넉한 물을 담고 있던 저수지는 온데간데없습니다.
▶ 스탠딩 : 이권열 / 기자
- "보시는 것처럼 저수지의 둑이 무너졌습니다. 터진 곳으로 물과 토사가 빠져나갔고, 물과 토사는 형촌 마을을 덮쳤습니다."
우면산은 흙 산이어서 산사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도 서초구청은 산을 깎아내고 나무를 잘라낸 뒤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또 우면산 곳곳에는 운동 시설이 있고, 약수터도 18곳이나 됩니다.
▶ 인터뷰(☎) : 서초구청 관계자
- "산사태 나면 토사와 돌과 나무가 밀려오잖아요. 저수지가 감당을 하고 있다가 확 밀려오니까 한계를 넘어선 거죠."
50여 개의 산책로와 주말농장도 화를 키웠습니다.
산책로와 농장은 토질을 무르게 해 철저한 배수 시설이 필요한 데도 배수는 신경 쓰지 않았던 겁니다.
▶ 인터뷰 : 조원철 /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 "농장은 흙이 부드러워야 식물이 잘 자라잖아요. 그러니까 흙이 부드럽다고요. 근데 농장 위나 아래에 있는 흙들이 많은 물을 먹었기 때문에 연약해져 있었다고."
결국, 사람들의 난개발이 그동안 산사태를 견뎌내던 산의 힘을 약하게 만들었고, 그 화는 고스란히 사람에게 돌아왔습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2kw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