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완벽한 무대를 선보인 그는 왜 그렇게 눈물을 흘렸을까? 장마가 막 시작된 22일 오후, 김병만을 만났다.
“진짜 꾀병 부리기는 것은 싫었다. 발목을 다쳐 제대로 관리를 못한 것도 사실 나의 잘못이다. 경기 당시에 사실 실수를 했었는데 동료들도 심사위원들도 모두 너그럽게 봐줘 고맙고 미안했다. 평생을 꿈꿔온 찰리 채플린의 무대, 동료들의 박수,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에 그만 눈물이 쏟아졌다.”
몸 쓰는 일이라면 이제 대한민국 1인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달인’ 김병만. 예전에 입은 부상으로 한 번씩 말썽을 부리는 발목이 문제였다. 과거 다쳤던 물렁뼈 조각이 떨어져 돌아다니는 상태지만 그는 “그렇게 심각한 정도는 아니에요”라고 웃어 보였다.
김병만은 현재 스케이트에 푹 빠져있다. 평발인 이유로 스케이팅에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 자신에게 맞는 스케이트를 주문하며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다.
“당시에는 내게 맞지 않은 스케이트를 신고 오래 있어 고통이 증폭된 것을 제대로 몰랐다. 경험부족에서 온 셈이다. 경연 중에는 긴장해서 잘 몰랐는데 끝나고 나니까 통증이 심해져 도저히 서 있기 힘들었다. 고통을 참는 것도 일종의 훈련 같다. 더 철저하게 관리하고 준비해 멋진 무대를 보여 드리고 싶다.”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모두를 울린 1차 경연의 순간을 떠올리는 듯 했다.
“그날 내가 울었던 진짜 이유는 통증 때문이 아니었다. 함께 고생한 동료들에게 미안했고 나의 노력을 감동있게 봐준 심사위원들에게 감사했다. 평생을 꿈꿔온 찰리 채플린은 재현한다는 것 자체에도 전율이 흘렀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김병만은 어느덧 ‘달인’ 을 넘어 대한민국의 희극인 ‘찰리 채플린’ 으로 거듭나고 있다. 매번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그의 눈물겨운 노력이 정상에 있는 그를 더 성숙한 개그맨으로 만드는 또 다른 계기, 자양분이 될 것임을 조심스럽게 예견해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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