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지망생에게 방송 출연을 약속하며 억대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PD 5명과 연예기획사 전 대표 김 모(43)씨가 입건됐다.
20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김 모 씨와 더불어 김 씨에게서 가수지망생을 방송에 출연시켜달라는 부탁과 함께 여러 차례 유흥업소에서 술접대 등 향응을 받은 뒤 방송에 출연시킨 혐의(배임수재)로 케이블 방송국 PD 이모(35)씨 등 PD 5명도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8년 8월부터 최근까지 연예인 지망생 김 모(24.여)씨 등 8명에게서 수십 차례에 걸쳐 로비자금 등 명목으로 1억7천만 원을 뜯어내 4천500만 원가량을 접대비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개인 빚을 갚는 데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스타가 되려고 기획사를 찾아다니는 연예인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000엔터테인먼트 컴퍼니'를 만들고 인터넷 홈페이지ㆍ블로그에 광고를 실어 지망생을 끌어들였다.
김 씨는 또 연예 지망생이 올려놓은 사진, 프로필을 볼 수 있는 사이트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인기 댄스그룹과 유명 탤런트 매니저를 한 적이 있는데 연예인으로 데뷔시켜 주겠다'고 접근했다.
그는 이후 가수 지망생들에게 유명 가수의 뮤직비디오 출연, 신인가수 데뷔, 전문대 실용음악과 입학 등을 약속하며 1인당 110만~6천300만원을 받아 챙겼고 연기자 지망생 박 모(20)씨에게는 접대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가 돈이 없다고 말하자 제2금융권에서 학자금 대출을 받도록 유도해 1천만 원을 뜯어내기까지 했다.
한편 이 씨 등 PD 5명은 2009년 8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강남 일대 유흥주점에서 '가수지망생을 방송에 출연시켜 달라'는 부탁과 함께 술 접대 등 모두 4천50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입건된 PD 중에는 지상파 방송국 유명 프로그램 PD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7차례에 걸쳐 2천20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사례
경찰은 김씨에게서 'PD들에게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을 소개해 성접대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당사자들이 부인하고 있어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김씨와 PD를 연결해주고 4천500만원을 받아챙긴 브로커 황모(43)씨도 함께 입건했으며 조만간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혜리 인턴기자 (hyelis25@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