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으로부터 비리의 온상으로 엄중 경고를 받은 금융감독원이 직원들에게 골프와 음주를 금지시키면서 내부단속에 나섰습니다.
금감원의 힘을 빼기 위해 검사권한을 분산시키는 작업도 시작됐습니다.
최재영 기자입니다.
【 기자 】
금융권 검사권을 독점해오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금융감독원.
권력의 독점은 부패로 이어졌습니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직접 나섰고, 총리실에서 주도하고 있는 금감원 개혁 TF는 강도 높은 개혁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명박 / 대통령 (지난 4일)
- "그러나 여러분의 손으로만 하기에는 과거 관례를 보면 성공적으로 과연 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이 들어 이것을 새로운 TF를 만들어서…."
먼저 부패의 근본적인 원인인 금감원이 독점해온 검사권한을 분산시키기로 했습니다.
예금보험공사에 직접 검사권을 주고, 회계법인에 검사 일부를 아웃소싱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또, 국회 일각에서는 아예 한국은행에 독점적인 검사권을 주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현재 금감원 직원들은 공무원 신분도 아니면서 공무원 역할을 하고 있어 '반관반민'이라는 특이한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융청과 같은 새로운 조직으로 재정비해 관리감독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금감원은 내부 직원 단속에 나서며 자세를 낮추고 자정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애를 쓰고 있습니다.
우선, 직원들에게 골프와 음주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검사나 제재 수위를 낮춰 달라는 로비를 하는 금융회사는 반드시 특별검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금감원이 금융기관 감독을 소홀히 한 근본원인으로 지목된 낙하산 인사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신한은행 감사에 내정됐던 이석근 금감원 부원장보는 감사직을 자진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은행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신한은행 관계자
- "(다음 감사는 감사원 출신일 가능성이 있나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적당한 분을 선임을 하겠죠."
지금까지 누려왔던 금융감독원만의 축제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재영입니다. [stillyou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