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을 바다에 수장했습니다.
땅에 묻는 일반적인 방식을 선택하지 않은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정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이 확인되자 미국은 지체 없이 그의 시신을 아프가니스탄 근처의 아라비아해로 옮겨 와 수장했습니다.
미국 당국은 사망 뒤 24시간 안에 시신을 수습하는 이슬람의 관례를 존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시신을 매장이 아닌 수장으로 처리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 ABC방송은 시신을 매장할 경우 그 자리가 빈 라덴 추종자들의 성지가 될 것을 우려했다는 미국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시신을 알 카에다가 탈취할 가능성도 감안됐습니다.
죽어서도 빈 라덴이 미국을 대상으로 한 테러의 정신적인 지주가 될 것을 우려한 겁니다.
미국은 아라비아해의 어느 지점에 정확히 빈 라덴의 시신을 수장했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함구하고 있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합니다.
실제로 이슬람의 일반적인 시신 수습 방식은 땅에 묻는 '매장'입니다.
다만 시신이 파헤쳐질 가능성이 있을 경우 제한적으로 수장을 허용합니다.
수니파 무슬림의 최고 지도기관 격인 이집트의 알 아즈하르 사원 측이 수장은 이슬람교에 반하는 행위라고 비난한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대미 테러의 상징이었던 오사마 빈 라덴은 사망 뒤에도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 [ ice@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