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첫날부터 대국민 사과까지 농협은 안이한 대처로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습니다.
3천만 명의 고객을 보유한 5대 금융회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해킹으로 40만 명 넘는 개인정보를 도둑맞은 현대캐피탈.
두 달 넘게 해킹 사실을 몰랐다는 비판이 일자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은 즉각 사과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정태영 / 현대캐피탈 사장
- "지금은 해킹의 전모를 파악하고 제2의 해킹을 막는데 전력을 하고 있습니다. 추후에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반면, 농협의 대응은 답답하고 서툴렀습니다.
IT 담당자는 농협중앙회장에게조차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고, 성난 회장은 기자회견장에서 직원을 나무라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습니다.
▶ 인터뷰 : 최원병 / 농협중앙회장
- "담당 직원 당신이 전화한 모양이네. 문제없이 해결한다 걱정하지 말라 해서 저도 그렇게 알았습니다. 똑같습니다, 기자분들이 당한 거나 제가 당한 거나."
어이없는 전산 관리로 3천만 고객을 불편하게 만들어 놓고도, 농협은 사고 원인을 감추는데만 급급했습니다.
▶ 인터뷰 : 전태민 / 농협 IT본부 시스템부장
- "(농협 직원의 잘못일 수 있나요?) 그 부분에 대해선 조사기관에서 조사가 끝나는 대로 공식적으로 발표하겠습니다."
고객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채, 주거래 은행을 바꾸겠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마장정 / 농협 이용 고객
- "크고 탄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좀 놀랐어요. 거래하는 걸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나 싶고."
덩치만 키우고 내실 다지기는 외면한 농협이 신용·경제 사업 분리 뒤 은행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될 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