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국가인 벨라루스의 지하철 역에서 강력한 폭발이 발생해 최소 1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국은 테러로 규정하고 조사에 나섰습니다.
김희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벨라루스에서 처음 발생한 폭발 참사는 퇴근 시간대, 수도인 민스크 도심인 옥티야브리스카야 역에서 일어났습니다.
▶ 인터뷰 : 라스토브스키 / 민스크 경찰 대변인
- "민스크에서 오후 5시58분, 두 번째 차량 옆 플랫폼에서 폭발물이 터져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폭탄이 터진 역은 민스크에 있는 지하철 2개 노선이 만나는 환승역으로, 하루에 80만 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폭발 직후 역사에서는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고 피범벅이 된 승객들이 밖으로 뛰쳐나왔습니다.
▶ 인터뷰 : 주민 / 폭발 사고 생존자
- "살점들이 날아다니는 것을 봤습니다. 무엇이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연기가 자욱했고, 저는 한 어르신을 안고 출구로 나왔습니다."
폭탄 잔해에서는 폭발 피해를 키우려고 철제 파편들을 섞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사고가 난 지하철역은 루카센코 대통령 집무실과 불과 100m 떨어진 곳입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비상 회의를 소집해 외부에서 이 '선물'을 가져왔을 가능성도 있지만, 내부를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말해 반정부 세력을 겨냥했습니다.
14년간 철권통치를 해 온 루카센코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8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지만,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열려 700명 이상이 체포됐습니다.
MBN뉴스 김희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