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법원 직원들이 소송 서류에 붙이는 인지를 바꿔치는 수법을 이용해, 수천만 원의 인지대를 가로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법원의 감사 결과에 따라 국고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입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민원인들은 소송 서류 접수에 앞서 한쪽에 우표처럼 생긴 '인지'를 붙여야 합니다.
소송 비용을 납부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하던 직원 A 씨는 판결이 확정된 서류는 창고에 보존된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A 씨는 민원인이 낸 새 인지를 풀이 마르기 전에 떼어낸 뒤, 앞서 창고에서 뜯어내 보관하던 헌 인지로 바꿔 붙였습니다.
이렇게 빼돌린 인지는 인터넷을 통해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가격이 싼데다, 풀 자국이 있더라도 사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윤리감사원 기획감사 결과 재활용된 인지액은 3천여만 원, 행방을 알 수 없는 인지액은 무려 10억여 원에 달했습니다.
사건에 연루된 직원 7명과 관리감독자 13명은 징계위원회에 넘겨졌고, 비슷한 사고를 막기 위해 인지액이 1만 원이 넘으면 현금으로 내도록 관련 규칙도 개정됐습니다.
▶ 스탠딩 : 정주영 / 기자
- "대법원은 비리가 밝혀진 서울중앙지법 등 16개 기관을 추가 조사하는 한편, 일부에 대해서는 형사고발까지 검토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 jaljalara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