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영화관이나 주유소, 외식업체 등에서 나눠주는 여행 경품 응모권, 앞으론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여행 상품에 당첨됐다고 속여 세금을 내라고 한 뒤, 6만여 명에게 64억 원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도 수원에 사는 박 모 씨는 2년 전, 주유소 여행 경품 응모권이 당첨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해당 업체는 일단 제세공과금 9만 6천800원을 입금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업체는 차일피일 제주도 여행을 미뤘고, 지친 박 씨는 결국 제세공과금과 여행을 포기했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이벤트 여행경품 사기 피해자
- "환불을 요구했더니 제세금을 자기네들이 벌써 신청한 상태라서 받을 수 없다. 그렇게 나오더라고요. 몇 번을 전화했어요."
부산 모 여행사 대표 방 모 씨 등은 2008년부터 여행 이벤트에 당첨됐다고 속인 뒤, 6만여 명에게 64억 원을 받아 가로챘습니다.
국내 유명 주유소와 영화관, 외식업체와 함께 경품행사를 펼쳤기 때문에 고객들은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부 업체는 이들이 계획보다 더 많은 응모권을 발행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방 씨와 제휴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윤연성 / 경기지방경찰청 금융범죄수사팀장
- "당첨자 대부분이 피해금액이 소액이고, 법적 조치를 하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경찰은 방 씨 등 2명을 상습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경품 참여 업체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명단을 통보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