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 줄었는데…100채 이상 보유자 되레 늘어 214명

주택임대사업자 A씨는 최근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서울 강서구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은 지 4시간 만에 세입자를 구했다. 그가 내놓은 아파트의 전세 시세는 5억5000만원가량이지만, 주택임대사업자인 A씨 물건은 시세보다 2억원가량 저렴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급등하는 가운데 월세마저 치솟자 저렴한 전세를 찾는 세입자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문의가 빗발쳐 A씨는 금세 세입자를 구할 수 있었다.
A씨처럼 보유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주택임대사업자가 1년여 간 10만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당시 주택임대사업자가 주택가격 폭등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신규 등록 여건이 까다로워지고 혜택이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기간 임대주택을 100채 넘게 등록한 사업자는 오히려 소폭 증가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가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요청으로 제출한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등록된 전체 주택임대사업자는 34만6303명이다. 2020년 6월 등록된 임대사업자가 48만4328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3만8025명 줄었다.
민간 임대사업자가 줄어든 이유는 이들이 집값을 상승시킨 주범으로 지목되며 2020년 정부가 민간 임대사업자 등록 요건 등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7·10 대책을 통해 단기(4년) 매입임대를 폐지하고 만기가 도래한 사업자는 자동 말소하도록 했다. 또 장기(8년) 매입임대의 신규 등록은 허용하되, 아파트 장기 매입임대는 폐지했다. 모든 등록임대주택에 대해 임대보증금보증 가입을 의무화했다.
100채가 넘는 임대주택을 등록한 임대사업자는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100채가 넘는 주택을 등록한 임대사업자는 214명으로 2020년 6월(199명)과 비교해 오히려 늘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빌라의 경우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전세를 끼고 투자한 뒤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사업자가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빌라 물건의 경우 집값 하락으로 깡통 전세가 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