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 규제와 거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매매시장에 이어 경매시장도 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일대 아파트 단지들. [매경DB] |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한솔 아파트 전용면적 84㎡도 9억2100만원에 감정가가 책정됐지만 8억3330만원에 최종 낙찰이 이뤄졌고, 서울 금천구 독산동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1차 전용면적 85㎡ 역시 감정가(12억4500만원) 대비 1억원 이상 낮은 10억8268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들은 모두 지난해 열린 경매시장에서 한 차례 유찰된 뒤 지난달 새 주인을 찾았다.
전국 아파트 경매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가 낮은 사례가 속출하면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약 1년 만에 100% 선이 무너졌다. 그동안 아파트 경매시장은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매매시장 한파가 그대로 전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낙찰가율은 전달(100.6%) 대비 3.5%포인트 낮은 97.1%를 기록해 2020년 12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낙찰가율이 100% 아래로 내려왔다는 것은 물건의 감정가 대비 낙찰가가 낮았다는 의미다.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은 정부의 대출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된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3.1%로 전달(103.3%)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낙찰률은 48.6%로 전달(46.9%)에 비해 소폭 반등했으나 전년 동월(75%)에 비하면 26.4%포인트나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낙찰률이 50% 선을 밑도는 것은 경매시장에 나오는 물건 2개 중 하나는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지난 1월부터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로 경매시장 참여 열기가 식어가고 있는 것으로 진단한다. 오는 7월 DSR 3단계 규제까지 앞두고 있어 아파트 경매시장 열기가 장기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한 차례 유찰된 아파트와 수도권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등 일부 물건에 대한 매수세는 계속되고 있어 경매시장 한파에도 저가 물건에 대한 '차별화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전문가들도 경매시장 한파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1월부터 강화된 DSR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으로 아파트 경매시장 낙찰률은 한동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한 차례 이상 유찰된 아파트와 수도권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평균 응찰자는 다시 증가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매시장에 나오는 저가 물건은 상대적으로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